몸을 어딘가에 부딪히고 나면 피부에 멍이 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서는 세게 부딪혀도 멍이 잘 들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말 가볍게 부딪혔을 뿐인데도 시퍼런 멍이 커다랗게 드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어딘가에 부딪히지도 않았는데 멍이 생기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떤 이유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
1. 피부 얇을수록 멍 잘 생겨… 약물이나 질환 탓일 수도
멍은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등의 외부 충격 때문에 피부 조직과 근육이 손상을 입고, 모세혈관이 터지면서 발생한 출혈이 피부 아래에서 응고되어 검붉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보통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젊은 사람보다는 노년층에게서 멍이 더욱 쉽게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피부가 남성보다 얇고, 나이가 들수록 피부가 더욱 얇아지면서 혈관을 잘 보호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즉 피부가 얇을수록 멍이 잘 생기는 것이다.
만약 어딘가에 부딪힌 적도 없는데 피부 곳곳에 멍이 잘 드는 편이라면 복용 중인 약물을 확인해 보자. 협심증, 동맥경화 등의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혈전이 혈관을 막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항혈전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피하 출혈이 비교적 쉽게 생기면서 멍이 잘 드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외에 만성 피부질환 등으로 인해 고농도 스테로이드를 자주 사용하는 경우에도 혈관 주변 조직이 손상되고 피부가 얇아지면서 쉽게 멍이 생기는 체질이 될 수 있다.
질환 때문에 멍이 잘 드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혈액 응고 작용을 하는 혈소판에 문제가 생겨 출혈이 잘 멎지 않는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ITP), 혈액 내 응고 인자가 결핍되어 나타나는 혈우병 등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 피부에 멍이 쉽게 들뿐만 아니라 한번 생긴 멍이 2주~1달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코피나 구강 출혈 등이 자주 발생하고, 여성의 경우 월경이 10~14일 이상 지속되는 등 한번 출혈이 발생하면 잘 멎지 않게 된다. 만약 이러한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라면 병원에서 혈액 응고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하게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가장 좋다.
2. 계란으로 문지르지 말고 찜질해야…착색 예방하려면?
질환이나 약물 부작용 등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피부에 든 멍은 1~2주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팔다리나 얼굴 등 눈에 띄는 곳에 멍이 들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없애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계란으로 멍이 든 부위를 문지르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지르는 행동이 오히려 피부에 더욱 심한 자극을 주고 혈액이 주변으로 퍼지게 해 멍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
대신 멍이 든 부위에 찜질을 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다. 멍이 든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냉찜질이 도움이 되는데, 출혈 부위의 혈관을 수축시켜 출혈이 더 발생하거나 멍이 더 커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이때 얼음을 직접 멍에 가져다 대기보다는 수건으로 얼음을 감싸거나, 차가운 물수건 등을 사용해 피부 자극을 줄이는 것이 좋다. 만약 멍이 생긴 지 3일 이상이 지났다면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손상된 조직 회복을 돕는 온찜질을 하면 된다.
간혹 멍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피부에 착색되기도 한다. 성형외과 상담의사 “피를 구성하는 성분 중 하나인 철분이 산화되어 멍이 들었던 피부가 흑갈색으로 착색되는 경우가 있다”라며 “자외선 차단과 충분한 보습, 항산화제 복용 등을 꾸준히 하면 착색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되며, 이미 착색이 되었다면 미백 연고를 사용하거나 레이저 치료를 받아 제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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