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대한 다양한 속설을 듣다 보면,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속설 중에는 검증되지 않은 것이 많고, 일부 속설은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 많은 이들 입에 오르내리는 음식 관련 속설의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1. 채소는 생으로 먹는 게 가장 좋다?
채소를 익히면 영양소가 파괴되어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물론, 가열하면 몇몇 영양소가 파괴되기도 하지만 익혀 먹었을 때 영양적 가치가 더 높아지는 채소들도 있다.
가열해서 먹으면 좋은 채소는 주로 지용성 성분이 풍부한 것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A가 풍부한 당근이다. 지용성 비타민은 열에 강하여 가열해도 쉽게 손상되지 않으며, 장에서 지방과 흡수되기 때문에 기름에 볶아 먹으면 영양 흡수율이 훨씬 높아진다. 때문에 당근은 기름에 볶아 먹는 것이 영양흡수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이다. 호박도 비타민 A가 풍부해 익혀 먹는 게 좋다.
토마토에 풍부한 리코펜 역시 익혀 먹었을 때 인체에 더 잘 흡수된다. 리코펜은 강력한 항산화 및 항암 작용을 하는 성분인데, 열을 가하면 세포벽에서 흘러나와 체내 흡수율이 높아진다. 실제로 미국 연구진이 토마토를 80도에서 2분, 15분, 30분 동안 가열한 결과 인체에 흡수할 수 있는 리코펜의 양이 각각 6%, 17%, 35%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마늘에 풍부한 ‘S-알리시스테인’은 끓여 먹을 때 그 양이 많아지며, 콩은 삶았을 때 단백질이 늘어난다고 밝힌 연구 결과도 있다.
2. 떨어진 음식, 5초 안에 주워 먹으면 괜찮다?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5초 안에 주워 먹으면 안전하다는 속설이 있다. ‘5초 법칙’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떨어진 곳이 어디냐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떨어진 음식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바닥에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수록 세균이 음식으로 옮겨가는 양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진들은 박테리아의 이동 속도가 달팽이 이동 속도의 67분의 1 수준인 만큼,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빠르게 집을수록 덜 오염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음식이 바닥에 닿자마자 충분한 박테리아가 달라붙기 때문에 5초 이내라고 하더라도 주워 먹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습도가 높거나 음식에 수분이 많은 경우, 또 바닥에 닿은 면적이 넓은 경우에는 균이 더 순식간에 번지기 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좋다.
3. 달걀을 많이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높아진다?
댤걀을 많이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성인병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달걀 한 개의 노른자에는 약 200mg의 콜레스테롤이 들어있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콜레스테롤 하루 섭취량인 300mg을 고려하면 달걀 2개만 먹어도 그 기준을 훌쩍 넘게 된다. 때문에 달걀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인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연구들을 살펴보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과거 농촌진흥청이 50년간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발표된 학술논문과 자료를 분석하고 실험동물을 통해 실험한 결과, 식품으로 섭취된 콜레스테롤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듀크 임상 연구소(Duke Clinical Research Institute)가 140명의 심혈관질환 환자 또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4개월간 달걀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 결과, 일주일에 달걀을 12개까지 먹어도 콜레스테롤 수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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