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회의, 팬데믹을 거치면서 그야말로 대세가 됐습니다. 외근이 잦은 부서라면 아마 사무실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도 줌 회의를 여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외부에 나가 있는 팀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말이죠. 원격 근무 등 유연한 근로 환경으로 변화가 가속하고, 다양한 디지털 협업 툴도 갈수록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제 대면 회의가 표준인 시대로 돌아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문제는 참여율, 그리고 생산성과 효율성입니다. 대면 회의에서도 여전히 문제 됐던 부분이지만, 원격 회의에선 더욱 해결하기 쉽지 않은 이슈입니다. 이를테면 원격 회의 앱을 음소거해 두거나, 카메라를 아예 꺼놓은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접속만 했을 뿐 회의에 사실상 참여하지 않는 경우죠. 반대로 어떤 직원들은 원격 회의에서 단절감을 느낍니다. 회의를 하고는 있지만 소속감이나 동기부여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참여자들의 반응은 차곡차곡 맞물리며 회의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끌어내리기 마련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엉뚱한 답을 내립니다. 회의 횟수를 확 늘리거나, 아예 대면 회의로 회귀하는 식이죠. 하지만, 누군가의 말을 빌리자면 "세계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원격 회의는 대면 회의의 대체재가 아니라 그 이상의 새로운 업무 요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워라밸과 유연한 근무환경을 원하는 근로자들의 욕구도 과거로 후퇴하지는 않을 겁니다. 새로운 룰에 맞춰 회의의 효율화 방안을 따져봐야 할 때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이야기는 원격 회의가 남긴 '꼬리'를 추적합니다. 대면 회의와 달리 디지털 환경에서 진행되는 원격 회의는 다양하고 세세한 지표들을 남깁니다. 이 지표들에 주목해 보다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원격 회의 문화를 만들 방법을 제안합니다. 여러분의 원격 회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힌트를 이번 뉴스레터를 통해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1. 꺼진 줌 회의 카메라를 다시 켜게 하려면
오늘날 지식노동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회의에 참석한다. 그리고 사실, 그중 상당수는 시간낭비다. 팬데믹 이전에도 회의의 비효율성은 컸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원격 근무와 가상 협업 전환이 이뤄지며 비효율성은 더 커졌다. 다만 의미 있는 것은, 가상회의는 대면 회의와 달리 데이터를 남긴다는 점이다. 회의의 생산성과 참여도, 유지율 등 여러 의미 있는 지표를 보여준다. 우리는 이 결과를 유익하게 활용해야 한다. 이 글에선 가상 협업을 위한 모니터링 및 분석 플랫폼 비욥타(Vyopta)의 최근 분석을 통해 회의 개선 사례를 소개한다.
2. 분석 결과 오늘날 회의에선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났다.
1) 사무실 복귀가 가상 회의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다.
2021년 직원들은 주당 평균 8.3회의 가상 회의에 참석했는데, 2022년에는 10.32회로 오히려 숫자가 늘었다. 2023년에는 10.1건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대부분 일대일 회의가 줄어드는 것에 기인했다. 2~3년 동안 대규모 사무실 복귀 정책이 시행됐지만, 팬데믹 이전처럼 대면 회의 방식이 표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다.
2) 소규모 그룹회의의 '비참여율'이 증가하고 있다.
회의 진행 중 음소거 상태를 유지한 참가자 수를 '비참여율'로 정의하면, 2023년 비참여율은 7.2%로 2022년 4.8%에서 대폭 상승했다. 이 지표는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회의로 인한 시간 비용을 정량화한다.
가상회의 카메라를 꺼두는 경우가 늘고 있다. 2022년까지 3년 동안 줄곧 상승했던 카메라 사용률은 2023년 들어 처음으로 소폭 하락했다. 카메라 사용률과 비참여율은 직원 유지율과도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3. 데이터를 실질적으로 활용해 가상 회의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
1) 회의 문화를 기업 문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취급
추구하는 회의 문화를 정의하고, 모범 사례를 공유하며,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2)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구성원을 파악하고 그들을 지원
전체 회의의 54%는 단 10%의 직원이 주최한다. 이런 '파워 유저'는 회의 문화와 분위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모범 사례와 개선이 필요한 영역을 정의한 후 이 그룹 중심으로 교육하면 조직 전반에 변화를 확산할 수 있다.
3) 데이터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회의 효율성을 검증
특정 부서의 가상 회의 비참여율이 유난히 높다면 교육을 실시하면서 수치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4) 경영진에게 눈에 보이는 분석을 제공
경영진이 회의 관련 주요 지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면 회의 문화 개선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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