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확실, 의구심을 설득했던 과거
안녕하세요. 이노스페이스 대표 김수종입니다. 2017년 회사를 설립한 이후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희는 로켓을 만드는 기업입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없었던 산업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기업입니다.
현재 우주산업에서는 ‘뉴스페이스’라는 말을 씁니다. 과거 우주 산업이 정부 주도의 성장으로 진행됐다면 지금은 민간 기업이 우주 개발에 도전하는 시대입니다. 스페이스X가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뉴스페이스라고 표현합니다. 이노스페이스는 발사체를 개발해 우주 운송 서비스를 제작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혁신을 위해 과거의 것을 재창조하는 과정을 밟았습니다. 바로 ‘하이브리드 로켓’인데요. 일반적으로 발사체(로켓)는 연료의 형태에 따라 액체 연료 발사체, 고체 연료 발사체로 나뉩니다. 저희는 이 두 가지의 장점을 합한 하이브리드 발사체를 개발, 우주 시대를 준비하고 있어요.
하이브리드 로켓이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이미 1950년대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많은 연구가 이뤄졌던 분야입니다. 하지만 기술적 한계 등으로 상업 발사에 활용된 적은 없습니다. 저희는 과거 주목받지 못했던 이 기술이, 시대의 변화와 기술 발전에 따라 이제는 적합한 성능은 물론 경제성을 갖췄다고 판단,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3월 브라질에서 첫 시험 발사에 성공했으며 이후 브라질은 물론 프랑스, UAE 등에 지사를 설립하고 상업 발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 의구심, 불확실성을 깨야 했던 7년
회사를 설립하고 지난 7년은 의구심과 불확실성을 깨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스페이스X와 로켓랩 등 미국 일부 기업만이 성공한 발사체 상용화 시장에서 한국의 스타트업이 과연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 아직 누구도 도전해보지 않았고, 성공하지 않은 분야에서 어떻게 사업을 끌어 나가겠냐는 의구심. 또한 2017년, 저희가 창업했을 때 ‘우주’라는 단어 자체는 낯선 시기였습니다.
사업화 모델을 설명하기 힘들었고, 투자받기는 더욱 어려웠습니다. 스페이스X만 해도 수조 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이 필요했고, 중소형 발사체를 만드는 로켓랩 또한 약 5,000억 원을 R&D에 쏟아부었습니다. 국내 기업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서 이러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우리는 마일스톤을 정해놓고, 차근차근, 밟아 나가면서 이러한 의구심과 불확실성을 바꿔나갔습니다. 당시 상황은 민간 기업이 로켓을 발사해도 되는지, 발사 허가는 누가 내려야 하는지에 대한 규제조차 없던 시기였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우리는 철저하게 국내 투자만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투자 경험이 있는 해외 VC들의 투자 제안이 많았지만 거절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로켓랩의 경우 뉴질랜드 기업이었지만 대규모 투자를 거치는 과정에서 미국 기업이 됐습니다. 저는 국내 기업이 국내 자본의 투자를 받아 성공하는 게 의미가 더 크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투자금이 적더라도 해외 투자 대신 국내 투자를 택했고, 지난 7월 코스닥 상장과 함께 내년 3월 상업 발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 3월 상업 발사에 성공한다면 스페이스X, 로켓랩, 파이어플라이 등 3개 기업에 이어 처음으로 상업 로켓 발사에 성공한 기업에 오르게 됩니다. 모두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때 도전은 이미 도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도 도전하지 않을 때,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 도전하세요. 도전할 기회는, 도전할 시간은 충분합니다. 이노스페이스 역시 내년 상업 발사 성공과 함께 우주 플랫폼 기업으로서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3. 위기 속에 우아함이란 없다
안녕하세요. 러닝스푼즈 대표 이창민입니다. 여러분 혹시 창업자가 마주하는 고통, 느껴보셨나요. 제 얼굴을 보면 아시겠지만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게 생겼죠? 창업을 한 뒤 수년을 버텨온 저도 두 번 눈물을 흘린 적이 있습니다. 수년 전, 제 손으로 공동 창업자를 해고했을 때, 그리고 바로 어제였습니다. 3년 넘게 가장 신뢰했던 팀원 일부에게 ‘나가달라’는 말을 했을 때. 어제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이 정도의 고통이 창업자가 마주한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위기 극복과 관련해 두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 위기를 해결하는 대단한 전략, 해결방안은 없습니다. 이를 알았다면 애초에 위기란 오지 않았을 겁니다. 저희 예를 들어 볼게요. 회사는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창업 5년 과정에서 위기가 거의 없었습니다. 매출이 발생했고, 원하는 때에 투자받았습니다. 2년 전, IR을 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투자받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10억 원의 투자를 하기로 했던 VC가 갑자기 투자를 철회했습니다. 기존에 잡혔던 IR 미팅은 계속 연기됐습니다. 결국 제 명의로 1억 원의 신용 대출을 받았습니다. 아파트를 담보로 2억 원의 추가 대출을 받았습니다. 다음 투자 유치를 기다렸는데, 아무리 뛰어다녀도 투자를 하겠다는 기업, VC는 없었습니다.
문득 과거에 만났던 한 스타트업 대표가 떠올랐습니다. 현재 상당히 성장한 이 스타트업도 과거 위기를 겪었는데요, 당시 결혼을 앞둔 직원의 결혼자금을 빌리고, 공동 창업자가 대표를 대신해 신용대출을 받는 등의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 얘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이해를 하지 못했는데, 비슷한 상황이 닥친 겁니다.
4. “200만 원 빌려드릴까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한 팀원이 제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3,000만 원, 빌려드릴까요” 또 다른 직원은 “2,000만 원 정도 대출 가능하다고 하는데, 빌려드릴까요” 고민했습니다. 받는 게 맞나. 하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하면서 그 돈을 받았습니다. 곧 신입 직원이 “전 200만 원밖에 대출이 안 되는데, 빌려드릴까요”라고 했고, 도저히 그 돈은 받을 수 없었습니다(물론 지금 모두 갚았습니다).
모두가 똘똘 뭉쳐서 위기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말은 쉽지만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동안의 신뢰와 방향성 등이 모두 맞아떨어져야만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비투지(B to G)’라는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고, 제게 200만 원을 빌려주겠다던 신입 직원은 세 번의 도전 끝에 이 사업을 성공시켰습니다. 몇억 원의 매출이 나오던 회사가 일시적으로 2~3배가 넘는 이익을 거뒀고 이는 위기를 극복하는 발판이 됐습니다.
두 번째는 조직문화입니다. 우아한 조직문화는 없습니다. 보통 스타트업은 멋진 사무실, 무한 간식, 무한 휴가 등의 조직 문화를 자랑합니다. 이러한 조직문화는 모두 ‘일을 더 잘하기 위한 방식’의 하나입니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전쟁터입니다. 대표부터 시작해서 직원 모두 전쟁터에서 목숨 걸고 일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사무실이 멋있고, 간식을 많이 주고 휴가가 많은 것이 전쟁터에 있는 사람에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의 동기 부여는 ‘성장’입니다.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커리어의 성장을 줘야 합니다. 토스, 야놀자와 같은 기업의 초기 멤버라고 하면 어느 회사에서도 환영받습니다. 이 전쟁터에서 생존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위기를 극복하는 경험. 러닝스푼즈 역시 언제나 그래왔듯, 다가온 위기를 극복하며 나아가겠습니다.
5. 성공보다 멋진 찬란한 실패
안녕하세요. 슈퍼스토리 대표 김창민입니다. 처음 미라클쇼의 주제를 듣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어떤 경험을 공유할까. 콘텐츠 분야에서 나름 많은 경험이 있어서 관련 발표는 많이 했었지만 경험을 공유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실패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하지만 실패를 경험해 보니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CJ E&M 등에서 콘텐츠 기획과 관련된 일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드라마, 웹툰, 게임 등을 기획하면서 ‘트랜스미디어’라는 용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웹툰이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 미생과 노블레스와 같은 판권을 구매해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 확장해 본 경험도 있습니다. 웹툰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양한 일을 하던 중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레진코믹스라는 스타트업에 초기 합류했습니다. 실패가 싫었기 때문에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초기 멤버로 합류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당시 무료였던 웹툰 시장에 유료 결제를 도입하고, 이를 기반으로 웹툰 산업의 또 다른 성장에 이바지했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에서 콘텐츠를 배우고, 스타트업에서 성공적인 경험을 쌓고 그렇게 창업했습니다.
6. 수십억 원의 빚,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재창업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웹툰 경쟁력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 서비스를 만들었고 초반에 사업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경험도 있고, 저 자신이 잘할 것이라는 자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업은 전혀 다른 일이었습니다. 사업을 하면 숨만 쉬어도 압박이 있었습니다. 일이 없어도 직원들의 월급은 줘야 했습니다. 재무 지식 등이 전혀 없던 저는 100여 명의 직원을 돌보기 부족했습니다.
큰 실패를 겪었습니다. 수십억 원의 빚을 졌고 말 그대로 인생에서 가장 큰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몇 날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가족이 생긴 직후의 일이라 더욱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다시 회사원으로 돌아가서 빚을 갚는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사업을 해야만 했습니다. 함께 첫 창업에 도전했던 2명의 동료와 다시 회사를 기획했습니다. 당시 인도에서 스마트폰 붐이 일기 시작할 때였던 만큼, 우리는 인도의 웹툰 시장을 공략했습니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뒤를 돌아봐서는 안 됐습니다. 악착같이 일했습니다. 다행히도 인도의 성장하는 시장에 경쟁 기업보다 먼저 올라탈 수 있었고, 회사를 만든 지 2년 만에 대기업에 매각함으로써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다사다난한 경험을 바탕으로 ‘슈퍼스토리’라는 콘텐츠 IP 기업을 설립했습니다. 콘텐츠 분야는 레드 오션입니다. 플랫폼 대기업의 전유물입니다. 하지만 이 시장에서도 결국 가장 강력한 힘은 ‘스토리’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슈퍼스토리는 ‘IP’에 집중합니다. 하나의 콘텐츠를 설정하고, 이를 웹툰,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가는 그런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보다 빠른 실패를 경험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실패하면 처절한 복기를 통해 나만의 경험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반복된 실패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슈퍼스토리는 실패의 결과물입니다. 과거의 실패를 한 걸음 한 걸음 곱씹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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