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대한민국, 1932-2006
백남준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파격적인 예술적 세계관으로 매우 유명하며, 지금은 볼프 포스텔과 더불어 비디오 아트의 세계를 개척한 누구도 부정 못할 세계적인 예술가이지만, 비디오 아트 이전 시절에는 전위예술 퍼포먼스 아티스트였습니다. 전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녔으며, 플렉서스 멤버로 퍼포먼스 예술에서도 한 축을 담당했습니다.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은 어쩌면 음악가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와 작곡을 배웠으며, 일본에서 대학 다닐 땐 미술사학을 전공했지만 졸업논문은 현대음악가 '쇤베르크'에 관한 연구였습니다. 독일 유학을 가서도 음대로 옮겨, 현대음악의 실험적 접근에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결국 피아노를 부수는 퍼포먼스 등을 통해 '문화 테러리스트'로 불렸습니다. 비디오 아트와 생명의 상징을 전자적으로 결합한 테크놀로지로 다양한 예술활동을 전개했습니다. "다다익선" "TV부처" 등 다양한 미디어 작품들이 있지만, 백남준의 회화 작품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강한 원색의 꽃들을 많이 그렸습니다.
백남준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첨단기술매체와 인간이 어떻게 공존해야 할지 상상하고 이를 예술로 표현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당시 예술가들이 텔레비전 같은 새로운 매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이를 배척하거나 파괴하는 작업을 선보인데 반해, 백남준은 새로운 예술을 선보이기 위해 전자회로 관련 기술도 직접 공부하고 아베 슈야 같은 기술자와 협력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작품 <etude 1>(1967-1968)을 만들기 위해 벨 연구소에서 포트란 언어로 코딩까지 시도했다고 합니다.
백남준은 저술이나 이론 작업도 꽤 많이 했다. '전자 고속도로'를 예견한다든지, '인포 아트'에 대해 논한다든지. 인터넷과 스마트폰, 유튜브나 스트리밍이 일상화된 지금 읽어보면 당연하고 뻔하다 싶은 내용을 써놓은 경우가 많지만, 인터넷은커녕 모든 사람이 컴퓨터를 휴대하고 다닌다는 발상 자체가 공상 과학의 영역이었던 70년대에 그런 예견을 한 것으로, 전자 고속도로의 개념을 작품화한 '전자 초고속도로'라는 작품을 1974년도에 만들었습니다.
본문에 나오는 내용 중 일부를 74년도 이전에 예견했고, 93년도까지 현재 21세기의 모습을 예언했으며 전부 현실화되었습니다. 그 빌 게이츠도 자신의 저서에 비슷한 내용을 저술했지만, 이쪽은 95년도입니다. 애플(Apple)의 존 스컬리가 지식 탐색기의 개념을 제안하기 시작한 것도 83년이었고 이 때도 아직 시기상조였다고 여겨졌다가 2000년대에 들어서야 제대로 구현되었습니다. 그의 통찰력이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예술가들은 새로운 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는데 당시 TV는 '바보상자'로 취급하고 TV를 비롯한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대부분이었으며 좋은 미래를 전망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사실상 비디오 아트뿐 아니라 미디어 아트를 논할 때도 백남준을 빼놓고 말하는 것은 힘들 정도입니다. 실제로, 미디어 아트 관련 서적에 백남준은 적어도 한 구절씩은 꼭 들어가 있을 정도입니다.
세계 유명 미술관에서 백남준의 작품을 소장품목에 넣은 것도 전혀 신기한 일이 아닙니다. 해외 예술 경향을 국내에 소개하거나, 휘트니 비엔날레의 경험을 살려서 광주비엔날레 조직에 큰 도움을 주는 등 한국 미술 역사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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