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홍조가 있으면 생활에 많은 불편함이 생긴다. 중요한 자리에서 갑자기 얼굴이 빨개져 당혹스러운 일이 생길 수 있고, 홍조로 인한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외출을 할 때마다 얼굴이 새빨개져 외출이 꺼려지기도 한다. 여름은 홍조를 심화하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안면홍조 증상을 방치한 상태로 3개월 이상이 지나면 주사피부염과 같은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고, 만성적인 홍조가 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 혈관 확장으로 발생하는 홍조… 온도·감정·질환 관여해
일시적으로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류량이 증가한 것이 얼굴 피부에 붉게 비쳐 보이는 현상을 안면홍조라고 부른다. 갑작스럽게 열감과 함께 나타나서 2~4분 정도 지속된다. 일부는 발한이나 심계항진을 동반하기도 한다.
안면홍조가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여름철에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온도다. 고온의 환경에 노출돼 혈관이 수축하는 조절력을 상실해 버리면 붉어진 얼굴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않거나 만성질환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냉방으로 인한 실내·외의 급격한 온도 차이나, 강한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염증 반응 탓에 홍조가 발생하기 쉽다. 여름의 무더운 날씨 외에도 뜨겁고 매운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실 때 등 체온이 상승하며 홍조가 나타날 수 있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흔한 원인으로는 감정의 변화에 의한 안면홍조가 있다. 기쁘거나, 화가 나거나, 심하게 웃거나, 당황하거나, 부끄러움을 느끼는 등 여러 감정의 변화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혈액의 소모량이 증가하며 안면홍조가 발생한다. 이러한 안면홍조는 자율신경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감정이 변화함에 따라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해 신경이나 얼굴을 자극하고, 혈액 순환 양이 증가하면서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유방암, 고혈압, 당뇨, 피부염 등 다양한 질환에 의한 합병증으로 안면홍조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 정신 증상 동반해… 갱년기 여성 우울 증상 83% 증가
안면홍조는 피부 질환뿐 아니라△피로 △신경과민 △불안 △우울과 같은 정신적인 증상까지 동반할 수 있다. 밤에 홍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불면증이 반복되면서 수면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면 집중력 저하로 이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특히 갱년기 여성의 80% 이상은 갑작스러운 안면홍조를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폐경 전에 안면홍조와 야간발한을 겪은 경우에는 우울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더욱 높다고 밝혀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4월 국내 연구진은 안면홍조와 야간발한(혈관운동 증상)을 경험한 갱년기 여성은 그렇지 않은 같은 연령대의 여성에 비해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이 약 72%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등도 이상의 혈관운동 증상을 겪은 경우에는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이 83%까지 치솟았다.
3. 정신건강 포함한 포괄적인 관리 필요해… 생활습관 교정으로 호전 가능
홍조는 발생하는 원인과 증상이 다양한 만큼, 홍조 자체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을 포함해 포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여름철 잠에 들기 전에는 침실의 온도를 조금 낮게 설정하면 안면홍조와 야간발한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외출 시에는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얼굴의 열을 내려주기 위해 휴대용 선풍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체중인 사람은 정상체중인 사람에 비해 체온이 쉽게 높아지기 때문에 안면홍조가 더 자주,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운동을 통해 건강한 체중까지 감량해 주는 것이 좋다. 운동은 스트레스 관리에도 효과가 있어 감정에 의한 홍조를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평상시 생활습관을 점검하는 것도 필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특히나 매운 음식, 카페인, 알코올, 흡연은 안면홍조를 악화할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과 상담의사는 "안면홍조가 심하지 않으면 생활습관의 교정으로 호전시킬 수 있다"라면서 "심부 체온을 낮게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콩류의 식사나 이소플라본 보충제, 블랙코호시(Black cohosh), 비타민 E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병원 진료를 통해 호르몬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만 호르몬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호르몬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는 항경련제나 항우울제 등의 약물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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