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가 AI를 활용해 정보를 찾고 제품을 비교하며 구매를 결정하는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맥킨지가 제시한 AI 퍼스트 마케팅의 5대 핵심 역량과 기업이 준비해야 할 데이터·조직·콘텐츠 전략을 살펴봅니다.
과거의 소비자는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고 여러 웹사이트를 직접 방문하며 제품을 비교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AI에게 필요한 조건을 설명하고, 추천 제품과 후기 요약을 받은 뒤 구매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새로운 광고 채널이 등장했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발견하고 비교하며 구매하는 전 과정에 AI가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맥킨지는 2026년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존의 단발성 캠페인 중심 마케팅만으로는 복잡해진 소비자 여정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으로의 마케팅은 인사이트, 크리에이티브, 초개인화, 에이전트 커머스, 오케스트레이션이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지속적 성장 엔진’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1. 캠페인 중심 마케팅의 한계
1-1. 소비자의 구매 여정에 AI가 들어왔다
AI는 더 이상 광고 문구를 작성하거나 이미지를 제작하는 보조 도구에 머물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무엇을 살지 고민하는 순간부터 제품을 비교하고 구매 조건을 확인하는 과정까지 직접 관여하고 있습니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절반에 가까운 비율이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서 AI 기반 검색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소비자는 10년 전보다 평균적으로 두 배 많은 채널을 이용해 상품 정보를 확인하거나 구매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평발이고 무릎 통증이 있는 초보 러너에게 적합한 운동화를 추천해 줘”라고 요청하면 AI는 여러 제품의 특징과 리뷰를 비교해 후보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반품 정책, 배송 속도, 가격까지 판단해 실제 구매를 대신 수행하는 단계로 발전할 가능성도 큽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모든 브랜드의 광고를 직접 보지 않습니다. AI가 소비자의 조건에 맞지 않는 정보는 걸러내고, 신뢰할 만하다고 판단한 제품만 추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2. 단발성 캠페인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이유
전통적인 캠페인 방식은 특정 시점에 대규모 광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성과를 측정하는 구조를 중심으로 운영됐습니다. 신제품 출시 시기에 맞춰 광고를 집행하고, 캠페인이 종료되면 클릭률과 구매 전환율을 분석한 뒤 다음 캠페인을 준비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소비자 접점이 비교적 단순하고 변화 속도가 느렸던 환경에서는 효과적으로 작동했습니다.
그러나 AI 시대의 소비자 여정은 훨씬 복잡합니다. 소비자의 관심과 구매 의도는 실시간으로 달라지고, AI 검색과 소셜미디어, 온라인 커뮤니티, 쇼핑 플랫폼이 동시에 구매 결정에 영향을 줍니다. 기업이 몇 주 또는 몇 달 단위로 캠페인을 준비하는 동안 소비자의 관심사는 이미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해진 일정에 맞춰 광고를 반복하는 방식보다 고객 신호를 계속 수집하고 콘텐츠와 예산을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체계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1-3. AI 도구 도입만으로는 부족하다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광고 문구를 작성하거나 콘텐츠 제작 시간을 줄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별 업무에 AI 도구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마케팅의 구조적인 변화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맥킨지에 따르면 최고마케팅책임자의 약 90%가 AI 활용 사례를 실험하고 있지만, 마케팅 업무 전반에 AI를 확장하거나 실질적인 가치를 확보한 비율은 10% 미만입니다. 조사 대상 조직 가운데 팀과 업무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고 있는 곳도 28%에 그쳤습니다.
AI로 콘텐츠 한 편을 빠르게 만드는 것과 고객 데이터, 콘텐츠 제작, 광고 운영, 구매 전환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맥킨지가 강조하는 핵심도 AI를 기존 마케팅 업무에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 운영 체계 자체를 AI 중심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2. AI 퍼스트 마케팅 5대 핵심 역량
2-1. 실시간 고객을 이해하는 지속적 인사이트
첫 번째 역량은 고객과 시장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의사결정으로 연결하는 ‘지속적 인사이트’입니다. 기존 소비자 조사는 설문조사나 인터뷰, 포커스그룹을 통해 일정 기간 데이터를 수집한 뒤 분석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가 나올 때쯤에는 시장 상황이나 소비자 관심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AI 퍼스트 마케팅에서는 검색 데이터, 구매 이력, 고객 문의, 리뷰, 소셜미디어 반응처럼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의 요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파악하고 제품, 가격, 메시지를 빠르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맥킨지는 실제 소비자를 모델링한 합성 페르소나나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캠페인, 가격, 제품에 대한 반응을 사전에 시험하는 방식도 제시합니다. 다만 이러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데이터 품질과 개인정보 보호, 보안, 관리 기준이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2-2. 브랜드를 지키는 확장 가능한 창의성
두 번째 역량은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고객과 상황에 맞는 콘텐츠를 대량으로 제작하는 ‘확장 가능한 창의성’입니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하나의 광고 이미지를 여러 크기로 바꾸거나, 고객 유형에 따라 문구를 다르게 제작하고, 국가별 언어와 문화에 맞게 콘텐츠를 현지화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하나의 캠페인을 제작하는 데 여러 주가 걸렸지만, AI를 활용하면 같은 날 여러 버전을 만들고 반응을 시험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맥킨지는 일부 기업에서 창의적 업무의 생산성이 2~5배 향상되고 제작 비용이 10~30% 감소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콘텐츠 생산량이 많아지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되지 않습니다. 누구나 비슷한 AI 도구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말투, 시각적 정체성, 표현 기준, 금지 요소를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입니다. AI가 콘텐츠를 많이 만들더라도 브랜드마다 고유한 분위기와 메시지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창의성은 개인의 감각에만 의존하는 업무에서 벗어나 브랜드 기준과 데이터, AI 제작 시스템이 결합된 하나의 인프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2-3. 고객마다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초개인화
세 번째 역량은 고객의 행동과 상황에 맞춰 제품, 메시지, 혜택을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초개인화’입니다. 기존 개인화는 고객의 성별이나 연령대, 구매 이력에 따라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눈 뒤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많았습니다. 반면 초개인화는 같은 고객이라도 현재 상황과 행동에 따라 다른 경험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평소에는 할인보다 신제품에 관심을 보이던 고객이 특정 상품을 여러 차례 확인하고 구매를 망설인다면, AI는 해당 시점에 무료 배송이나 후기 콘텐츠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맥킨지는 AI 기반 개인화가 고객 만족도를 15~20% 높이고, 매출을 5~8% 증가시키며, 고객 서비스 비용을 최대 30%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합니다.
초개인화를 구현하려면 고객 데이터를 모으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고객의 다음 행동을 판단하는 실시간 의사결정 시스템과 추천 결과를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와 과도한 추적에 대한 경계도 중요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도움과 불편하게 느끼는 감시 사이의 경계를 관리해야 개인화에 대한 신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2-4. AI에게 선택받는 에이전트 마케팅
네 번째 역량은 AI가 브랜드와 제품을 어떻게 해석하고 추천할지를 고려하는 ‘AI 에이전트 시대의 마케팅’입니다. 지금까지 기업은 사람이 검색 결과나 광고를 보고 클릭하도록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사람보다 먼저 AI가 상품 정보를 읽고 후보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때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잘 보이는 것뿐 아니라 AI가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제품 사양, 가격, 재고, 배송 조건, 반품 정책, 전문가 평가, 인증된 후기 등이 구조화된 형태로 제공돼야 합니다. 맥킨지는 AI 에이전트가 구매 결정에 관여하는 환경에서는 단순한 관심 경쟁보다 신뢰 경쟁이 중요해진다고 설명합니다. 브랜드가 눈에 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AI가 읽고 검증하고 추천할 수 있는 상태가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은 기존의 검색엔진 최적화뿐 아니라 AI 검색과 답변에 노출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합니다. 고객이 실제로 궁금해하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고, 제품 정보를 일관되게 관리하며, 신뢰를 보여주는 근거를 충분히 제공해야 합니다. 향후에는 소비자가 웹사이트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AI의 추천만으로 구매 후보를 결정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5. 마케팅을 연결하는 상시 오케스트레이션
다섯 번째 역량은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마케팅 활동 전반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최적화하는 ‘상시 오케스트레이션’입니다. 기존 마케팅에서는 고객 분석, 콘텐츠 제작, 광고 집행, 성과 측정이 서로 다른 부서나 외부 대행사를 통해 분리돼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고객 반응이 달라져도 콘텐츠나 광고 예산을 즉시 변경하기 어렵습니다. 한 부서에서 얻은 인사이트가 다른 부서에 전달되지 않거나, 전달되더라도 실제 실행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상시 오케스트레이션은 고객 반응을 분석한 AI가 콘텐츠와 채널, 광고 예산, 개인화 경험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성과가 좋은 메시지에는 예산을 늘리고 반응이 낮은 콘텐츠는 수정하는 과정이 계속 반복됩니다.
맥킨지는 상시 오케스트레이션을 적절하게 구축할 경우 마케팅 투자수익률을 약 30%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마케터가 실행 업무에 투입하는 시간을 기존 60~70% 수준에서 10~15%까지 줄여 더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다만 AI가 모든 의사결정을 자동으로 처리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기업은 사람이 결정할 영역과 AI가 실행할 영역을 구분하고, 결과를 검토할 책임과 관리 기준을 명확히 설정해야 합니다.

3. AI 시대 마케터의 역할 변화
3-1. 실행자에서 시스템 설계자로
AI가 반복적인 콘텐츠 제작과 광고 운영을 담당하면 마케터의 업무가 사라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변화는 업무의 소멸보다 역할의 이동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마케터는 모든 결과물을 직접 제작하는 사람보다 AI가 올바른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시스템과 기준을 설계하는 역할을 더 많이 맡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어떤 데이터를 활용할지, 고객을 어떻게 구분할지, 어떤 조건에서 메시지를 변경할지, AI가 넘지 말아야 할 브랜드 기준은 무엇인지 정하는 일이 중요해집니다. AI가 빠르게 결과를 생산하더라도 방향이 잘못 설정되면 부정확하거나 브랜드와 어울리지 않는 콘텐츠가 대량으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속도보다 먼저 목표와 운영 원칙을 설계해야 합니다.
3-2. 인간과 AI를 연결하는 오케스트레이터
AI 퍼스트 마케팅에서는 하나의 AI 도구가 모든 업무를 처리하지 않습니다.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AI, 콘텐츠를 제작하는 AI, 광고 예산을 조정하는 AI, 구매 가능성을 예측하는 AI 등 여러 시스템이 함께 작동할 수 있습니다. 마케터는 이러한 AI 시스템과 사람을 연결하는 오케스트레이터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각각의 AI가 어떤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지 배분하고 결과가 서로 충돌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맥킨지는 AI 시대에 시스템을 만드는 구축자, 인간과 AI 에이전트의 협업을 관리하는 오케스트레이터, 판단력과 창의성 및 품질 관리를 담당하는 기준 수립자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는 마케터에게 기술 역량만 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고객과 문화를 이해하는 능력, 브랜드에 맞는 표현을 구분하는 판단력, 조직 사이의 협업을 이끄는 역량이 함께 요구됩니다.
3-3. 판단력과 창의성의 중요성
AI가 콘텐츠를 빠르게 만들 수 있을수록 인간의 판단력은 오히려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AI는 기존 데이터와 패턴을 기반으로 다양한 결과물을 생성하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어떤 표현이 적절한지, 소비자가 무엇에 공감할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데는 인간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모든 브랜드가 비슷한 AI 도구를 사용하게 되면 평균적인 품질의 콘텐츠는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독창적인 관점과 브랜드의 철학, 문화적 맥락을 담은 콘텐츠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마케터는 AI가 만든 수많은 결과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버릴지 결정하는 편집자이자 품질 관리자 역할을 맡게 됩니다.
3-4. AI 퍼스트 마케팅을 시작하는 방법
AI 퍼스트 마케팅은 모든 업무를 한 번에 자동화하는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먼저 현재 조직의 데이터, 기술, 인력, 업무 프로세스가 어느 수준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다음 AI를 적용했을 때 비용이나 속도, 성과를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 업무부터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예를 들어 반복적으로 제작하는 광고 문구의 버전 생성, 고객 문의 분석, 콘텐츠 현지화, 제품별 후기 요약처럼 성과를 비교적 명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업무를 우선 선정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AI 사용 횟수나 콘텐츠 생산량이 아니라 실제 가치입니다. 업무 시간이 얼마나 줄었는지, 고객 반응이 좋아졌는지, 광고 효율과 매출이 개선됐는지를 측정해야 합니다. 맥킨지도 기업이 자신의 AI 성숙도를 먼저 파악하고, 경제적 효과를 빠르게 바꿀 수 있는 영역에서 시작하며, 모든 업무에 실시간 피드백 구조를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또한 처음에는 일부 역량만 구축하더라도 장기적으로 5대 역량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AI 시대의 마케팅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AI 도구를 도입했느냐보다 고객 인사이트와 콘텐츠, 개인화, 구매 과정, 성과 최적화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했느냐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AI 검색이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수록 브랜드는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콘텐츠와 AI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동시에 준비해야 합니다.
현재 운영 중인 마케팅 업무 가운데 반복적으로 많은 시간이 들어가지만 성과 측정이 가능한 업무가 있다면, 그 영역부터 AI 적용 가능성을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됐다면 저장해 두고 기업의 AI 마케팅 전략을 점검할 때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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