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무조건 좋은 식품도 무조건 나쁜 식품도 없습니다. 먹는 사람, 건강상태, 함께 먹는 식품의 조합, 먹는 양, 조리하는 방법 등에 따라서 어떤 식품의 좋고 나쁨은 천의 얼굴을 가지고 변신을 하지요. 몸에 나쁘다고 소문난 고기도 어느 정도는 먹어줘야 건강이 유지되고, 몸에 좋다고 소문난 채소도 적당히 먹어야 좋은 것입니다.
채소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역시 ‘생채소’에 대한 집착이 아닐까 싶습니다. 날것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는 믿음은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비타민C가 가열조리에 의해 파괴된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물론 비타민C처럼 열에 약해서 가열 시 파괴되는 영양소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기질, 식이 섬유소, 지용성 비타민 등 더 많은 영양소들은 가열조리에 의해 파괴되지 않습니다. 가열조리 한 채소와 생채소를 비교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은, 가열조리 한 채소는 수분이 빠지면서 부피가 줄어들어 생채소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섭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채소를 익혀서 먹는 방법은 더 많은 양의 채소를 섭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더 많은 영양소의 섭취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채소를 똑똑하게 먹으려면 반드시 동물성 식품과 함께 먹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육식 위주의 서구식 식생활로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암 등 각종 성인병 발생이 증가하자 마치 채식을 하면 이 모든 병이 해결될 것처럼 매스컴에서 과장되게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채소 위주의 식사는 열량, 단백질, 철분, 비타민B12 등 많은 영양소의 결핍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채식만 하는 식사는 절실한 필요상황일 때 신중하게 판단하고 시행해야 할 문제입니다. 채소가 건강식품으로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은 ‘육식과 함께 어우러질 때’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채소에 대해 뭘 좀 안다는 사람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 중 하나는 당근 오해하기입니다. 당근은 요리의 주재료로는 별로 환영받지 못하지만 색깔이 예쁘기 때문에 음식의 치장을 위해서 자주 사용되죠. 부재료 당근은 장식 효과뿐 아니라 주재료 못지않게 영양가도 뛰어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당근이 비타민C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음식에 넣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당근에 비타민C를 파괴시키는 산화효소가 많이 들어 있으므로 아예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나 섭취하는 방법에 따라서 비타민C 산화효소를 무력화시킬 방법이 있기 때문에 별로 문제 되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우선 비타민C 산화효소의 약점을 몇 가지 알아볼까요?
이 효소는 대부분의 효소가 그렇듯이 열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가열을 하면 전혀 작용하지 못하게 되죠. 그러나 효소를 파괴시키려고 가열하다 보면 비타민C 역시 열에 약하기 때문에 야채를 가열하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또 다른 방법은 산도(pH)를 낮추는 것입니다. 이 효소는 pH3.5 이하에서는 활성이 완전히 없어지기 때문에 식초를 듬뿍 넣어 주면 활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신맛이 죽어도 싫다면 차갑게 보관하는 것입니다.
이 효소의 최적 작용 온도가 섭씨 40℃이기 때문에 섭씨 4℃ 정도로 냉장 보관하면 2시간 정도 지나도 야채즙의 비타민C 함량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실험결과가 있습니다. 생각만큼 당근의 비타민C 산화효소가 강하지 않다는 얘기죠. 분명히 당근에는 비타민C를 산화시키는 효소가 있기는 하지만 야채에 당근을 섞기만 하면 비타민C가 몽땅 파괴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 비타민C가 산화되더라도 비타민C로서의 활성을 모두 잃는 것이 아니라 50~80%의 활성은 갖고 있기 때문에 당근을 너무 죄인 취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야채 조리 시 영양소의 파괴를 최소화하려면 씻고 자르는 과정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야채를 자른 후 물에 씻으면 수용성 비타민과 무기질이 물에 씻겨 빠져나가므로 먼저 씻은 후 자르는 것이 좋고 또 야채를 자를 때 사용하는 쇠로 만들어진 칼도 영양소를 파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양상추처럼 손으로 찢을 수 있는 야채는 칼을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다듬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죠. 가열을 필요이상으로 하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요리 초보들이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볶거나 끓이는 것입니다. 재료의 익는 속도에 따라서 조리 순서를 계획하고 꼭 필요한 시간만큼 가열하면 맛과 영양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습니다.
채소의 색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도 영양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한 가지 색깔의 야채만 사용하는 것보다는 알록달록 여러 가지 색깔의 야채를 사용하면 예쁘고 맛도 좋으며 건강에도 좋습니다. 선명한 색상의 야채가 건강에 더 좋은 이유는 야채에 들어있는 색소성분이 천연의 항산화제이기 때문입니다. 항산화제는 우리 몸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유해산소를 없애줌으로써 노화를 예방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면역력을 향상해 각종 질환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똑똑하게 채소 먹기, 한 번 더 생각하면 효과는 두 배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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