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에서는 취업난이라는데, 제 주변에선 사람 뽑기 어렵다고 해요. 이유는 뭘까요?” 단순한 질문. 무려 140여 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확인할 수 있었던 건 해답보다는 갈등이었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글쓴이의 직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직무별 인식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세대 간 인식 차이, 대표와 직원의 인식 차이, 중소기업의 어려움, 서울-지방간 격차… 너무 다양한 문제가 녹아 있습니다. 치열한, 때론 감정적인 소통 중에 작게나마 힌트를 찾을 수는 있었습니다.
1. 확인되는 갈등
댓글 중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건 CEO/대표 분들의 격한 발언이었습니다. 일견 논리적이라기보다는 감정적으로 보이는 글들이었지만, “당신이 사장이면 어떻게 반응하겠냐”는 말에 말문이 막히긴 했습니다. 대표적인 얘기들이 아래와 같았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귀하게 커서”
“일 안 해도 놀고먹도록 지원금을 줘서”
“노동법이 엉망이어서, 노동법 다 없애야”
“젊은 사람 뽑아봐야 이직할 생각만 함, 차라리 은퇴자 뽑는 게 나아”
“회사로부터 이익만 바라지, 부채를 나눠질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다”
당연히 구직자 분들의 격양된 반응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귀하게 크다니… 그렇게 젊은 층을 업신여기니 사람 못 뽑는 게 당연하다”
“사장들은 고급차 끌고 다니고 돈 펑펑 쓰면서, 그 돈을 직원 줄 생각은 해 봤냐”
“부채를 왜 나누냐, 임금은 노동소득이다, 사장님은 임금 받으면 주주들 나눠주냐”
2. 원인 분석은 가능하나…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인 분석이 중요합니다. 사회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은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모일 때 가능합니다. 다행히, 격한 갈등을 진정 시 켜실 전문가 분들이 있었습니다.
한 교수님은 “자발적 미취업자가 많은데, 보통 이들의 능력이 적극적 구직자보다 낫다”라는 분석을 제시하셨습니다. 즉 좋은 인재는 적게 시장에 풀린다는 것이죠.
한 회계사 분은 노동가치의 하락을 원인으로 제시하셨습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죠. 자본 소득 대비 노동 소득이 너무 낮아 보이고, 심지어 대기업 직원도 집 한 채 사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굳이 누가 중소기업으로 가려할까요? 차라리 ‘비트코인 단타’가 나아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도, 확률이 있는 편이 나으니까요.
서울 쏠림 현상에 대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하다 못해 서울에서 배달 알바만 해도 중소기업 직장보다는 벌이가 낫다는 것이죠. 다수가 지방에 위치한 중소기업에서 인재를 모으기 힘든 이유입니다.
3. 과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원인과 현상은 어느 정도 짚어졌으나 해결책은 난망합니다. 그 현상을 유발하는 원인은 너무 복합적이거든요.
한 가지 좋은 아이디어는 “좋은 인재 싸게 구하려 하지 말고, 뽑아서 키울 생각을 해 보는 건 어떠냐”는 점이었습니다. 분명 지방이든 중소기업이든 가려는 인재가 있기는 있습니다. 이런 인재를 뽑아서 필요한 역량을 교육하면 시간은 걸리더라도 좋은 인재를 결국 만들 수는 있다는 것이었죠.
위의 의견을 포함, 결국 “세상이 달라졌음을 이해하고 회사가, 사장이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의견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한두 개라도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너무 어려운 것이거든요. 이 문제에 대해 더 많은 소통이 일어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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