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업/자기개발

과학의 맹점, 과학은 왜 인간 경험을 간과해선 안 되는가?

by 트렌디한 일반 상식 2024. 9. 17.
반응형

과학의 맹점, 과학은 왜 인간 경험을 간과해선 안 되는가?
과학의 맹점, 과학은 왜 인간 경험을 간과해선 안 되는가?

 

우리는 과학이 실재/실체/현실에 관한 신의 관점(God's eye view of reality)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는 그런 경향의 위험을 자각하지 못하고 인간적 경험의 정당한 지위는 무시하곤 합니다. 이에 대해 천체 물리학자 애덤 프랭크, 이론물리학자 마르셀로 글레이서, 철학자 에반 톰슨은 과학의 맹점에서 혁명적인 과학적 세계관을 요청합니다. 과학이 인류의 살아온 경험을 우리의 객관적 진리 탐구의 불가피한 부분으로 포함하는 그런 과학적 세계관 말입니다.

 

상기 공저자는 과학을 절대적 실재/실체/현실에 대한 발견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적 경험에 대한 고도로 세련된 (설명) 형태이자 끊임없이 진화하는 형태로서 제시합니다. 이들 공저자는 지구 행성의 기후 위기와 점증하는 과학 부정주의(science denialism)에 직면해 현장 과학자들한테 과학이 우리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를 재설정하도록 촉구합니다.

 

계몽의 여명기 이래로 인류는 과학이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또한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밝혀줄 것이라고 기대해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주를 우리 자신의 위치를 벗어난 외부로부터 관찰해 알 수 있다고 단단히 착각해 왔던 것입니다. 우리 자신은 기껏해야 그 우주 속에 포함된 존재에 불과한데 말이죠.

 

만약 우리가 이런 우주 바깥의 위치로부터 상상한 외재적인 물리적 대상들을 통해 실재/실체/현실을 파악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경험의 필연성/필수성/필요성을 망각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과학의 맹점입니다. 상기 저자들은 시간과 우주의 기원 · 양자 물리학 · 생명 · 인공지능과 마음 · 의식 그리고 행성계로서의 지구 등등에 관한 우리의 과학적 수수께끼 뒤편에는 저런 맹점이 숨어 있음을 밝혀줍니다.

 

세 공동 저자는 대안적 시각을 제안합니다. 과학적 지식은 세계와 우리의 세계 경험으로부터 형성된 자기수정적 서사(self-correcting narrative)라는 것입니다. 결국 맹점을 “볼” 수 있으려면 절대적 지식에 대한 망상으로부터 깨어나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실재/실체/현실과 경험이 어떻게 서로 얽혀 있는지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학의 맹점은 어떤 과학책도 가지 못한 길을 가면서 우리한테 우리 자신을 자연의 표현인 동시에 자연의 자기파악의 원천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과학 문화를 만들어나가도록 촉구합니다. 그럼으로써 새로운 천년에도 인류가 융성해 나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응형

위 책은 의식에 관한 범심론과 이원론적 견해에 힘을 실어주는 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과학의 맹점에서 강조하는 인간적 경험 즉 Human Experience는 궁극적으로 의식 경험으로 수렴되는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식 경험 중에서도 핵심 중의 핵심, 요체 중의 요체는 감각질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감각질 경험이야말로 모든 인간 의식 경험을 최종적으로 근거 짓는 결정적 요소라 할 수 있죠.

 

이런 감각질 경험을 정당하게 다루려면 범심론이나 이원론 혹은 중립적 일원론 등을 요청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연주의의 모자를 쓰고 교묘하게 등장하는 환원적 · 비환원적 · 창발적 · 제거적 · 부수현상론적/부산현상론적 등등 그 어떤 형태의 물리주의나 유물론(physicalism and/or materialism)으로는 인간 경험의 핵심소인 감각질을 정당하고도 정합적으로 다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포괄적 맥락에서 상기 저자들은 의식 경험을 적법하게 다룰 수 있는 새롭고도 혁명적인 과학적 세계관 정립을 요청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의 뇌와 몸은 액체 · 고체 · 기체와 이를 넘어서는 모종의 제4~5 이상의 상태가 공존하고 뇌를 포함한 인간 몸뚱아리 전체는 감각체 혹은 감각 수용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대략 86억 개의 신경세포와 85억 개의 신경교세포와 최소 86조 개에서 최대 860조 개의 시냅스를 포함하는 총 36조 개 안팎의 온몸의 각종 세포와 미소 기관들이 길항하고 협응 하여 인간의 의식 경험을 매개하고 산출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견주어 인공지능은 어떻죠? 현재로선 인간보다 현저한 저밀도 저해상도의 무기체적 고체로만 이루어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죠.

 

아마도 특이점 단계의 인공지능이 출현한다고 해도 감각질을 동반하는 의식 경험의 실체성은 실현하지 못하리라 봅니다. 인공지능의 트랜지스터나 앞으로 채택될 인간 신경망 모방에 더 우수하다고 하는 멤리스터(memrister) 회로망과 연결망은 너무나 성기고 액체 · 고체 · 기체와 이를 넘어서는 모종의 제4~5 이상의 상태가 공존하는 조건을 무기체적으로는 구현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인공지능은 우선 물에 젖으면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지죠. 하지만 인간의 뇌와 몸은 항상 축축하게 젖어 있고 그렇게 젖어 있어야만 의식을 매개하고 산출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죠. 이런 사실들은 인간 의식의 경험을 이루는 수많은 필수 요건 중 그저 몇몇 가지 조건에 불과할 뿐입니다. 데이비드 차머스가 정식화한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 중에서도 쉬운 문제에 속할 뿐이고요.

 

인공지능은 이런 몇몇 가지 요건조차 충족하지 못하고 쉬운 문제의 해결조차 난망한 상태입니다. 인공지능에 대해 강인공지능론자나 그 추종자들이 내세우는 “절대적 지식”의 망상성은 이런 점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고 봅니다.


 

 

나만 알고 싶은 숏폼 꿀팁 (feat. 2024 TikTok Creative Day)

인스타그램, 유튜브는 익숙한데 틱톡은 '10대가 많이 쓰고, 춤추는 챌린지 보는 SNS 아니야?' 정도로 생각하셨던 분이라면, 오늘 레터를 꼭 읽어보셔야 합니다! 읽고 나면 '숏폼 한번 시작해 봐야

mkpark03.tistory.com

 

 

일본의 영향을 받으며 독자적으로 발전한 한국식 글쓰기 (feat. 파소나 공식)

한국식 글쓰기는 일본의 영향을 받으며 독자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파소나 공식"입니다. 파소나 공식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구성됩니다 Problem (문제제기): 고객이 겪고

mkpark03.tistory.com

 

 

20세기 철학의 최대 화두, 이성에서 언어로 (feat. 언어론적 전환)

20세기 철학의 최대 화두의 하나는 언어다. 그런데 그것은 철학사적으로 육체[몸]의 발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육체의 발견이 있었다는 것은 철학함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암시한다. 인

mkpark03.tistory.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