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가 대세가 되면서 각 사업장은 온라인 플랫폼 후기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별점 평균에 매출이 직결돼 있기도 하고, 자칫 ‘별점 테러’라도 당하는 날엔 사업을 접게 될 위기에 몰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해외 대학에 이색적인 연구 결과가 있어 눈길을 끕니다.
다트머스대,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NFL 팬 300명에게 리그 로고가 새겨진 후드티를 설명한 뒤,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팀 팬들이 매긴 리뷰 중 별점 1점 혹은 별점 5점짜리만 골라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그 300명에게 리뷰어와 자신이 얼마나 비슷하다고 느끼는지, 후드티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리뷰어가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별점 5점보다 별점 1점짜리 리뷰를 볼 때 구매 의향이 더 낮았습니다. 하지만 리뷰어가 자신과 다르다고 느끼면 별점 5점보다 별점 1점짜리 리뷰를 볼 때 구매 의향이 월등히 높았습니다. 결론은: 부정적 리뷰가 긍정적 리뷰보다 매출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거죠. 연구진 중 한 명인 나일야 오르다바예바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죠
미식축구 팬들이 NFL에 하듯 사람들이 브랜드와 자신을 강하게 동일시하면 부정적 리뷰가 자신의 정체성을 위협한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사회적 거리가 먼’ 사람, 즉 지역, 나이, 성별, 응원하는 스포츠 팀 등 다방면에서 자신과 다른 누군가가 리뷰를 썼을 때 자주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리뷰어가 브랜드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갖기 쉽죠. 그 결과 선호도와 구매 의향을 높여서 브랜드를 ‘보호’하려는 충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신공격처럼 받아들여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겁니다.
Q. 인간의 자아가 정말 그렇게 연약한가요?
보통은 아닙니다. 자신의 어떤 면을 투영하는 특정 유형의 브랜드에만 이런 반응을 보이죠. 저마다 선호하는 주방세제나 세탁세제가 있겠지만 세제를 자기 정체성의 중요한 일부로 여기지는 않을 겁니다. 어쨌든 누구나 부엌을 청소하고 빨래를 해야 하거든요. 일상생활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청소나 빨래가 스포츠팀에 대한 열렬한 팬심처럼 자기 자신을 정의하지는 않습니다. 거의 모든 제품군에서 정체성이 반영된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지만 로컬 레스토랑 같은 특정한 분야에서 더 자주 나타납니다. 특정 테크 브랜드도 정체성과 관련될 수 있고요. 많은 사람들이 애플 제품을 소유하는 걸 창의성과 혁신성의 증표라고 생각하죠. 할리 데이비슨과 던킨도 그런 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Q. 사회적 유사성이나 거리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근원을 구별합니다. 가족 관계를 생각해 보죠. 어떤 친척이 우리 가족을 싫어한다면 당신은 그가 비판할 자격이 있다고 인정할 겁니다. 하지만 가족이 아닌 누군가가 흠을 잡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리뷰어와 사회적 거리감을 느낀 NFL 팬들이 그랬듯이 그 사람의 지적을 무시할 겁니다.
Q. 별점 1점짜리 리뷰가 NFL 팬들의 구매 의향을 얼마나 높였나요?
리뷰어와 거리감을 크게 느낀 팬 중에 부정적 리뷰를 본 사람들은 긍정적 리뷰를 본 사람들보다 후드티를 구매할 의향이 20% 더 높았습니다. NFL 후드티를 사용한 또 다른 실험에서 우리는 브랜드가 정체성과 관련된 경우에만 부정적 리뷰가 이런 효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번에는 일반인 중에서 참가자를 모집했고요. 미식축구 팬이 아닌 이들도 섞인 399명에게 NFL에 대한 간략한 소개문을 보고 리그를 얼마나 친밀하게 여기는지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은 댈러스 카우보이스 팬이 매긴 별점 5점 또는 별점 1점짜리 리뷰와 함께 후드티에 대한 설명을 읽고 자신의 구매 의향과 리뷰어와의 사회적 거리감을 밝혔습니다.
NFL을 가장 좋아하고 리뷰어와 거리감을 많이 느낀 참가자 중에서는 1점짜리 리뷰를 읽은 사람들이 5점짜리 리뷰를 읽은 사람들보다 구매 의향이 27% 더 높았습니다. 리그에 강하게 동일시하고 리뷰어와 다소 거리감을 느낀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1점 리뷰의 효과가 훨씬 작았고요. NFL에 별 애착이 없는 참가자들은 사회적 거리감과 상관없이 5점짜리 리뷰보다 1점짜리 리뷰를 읽을 때 구매 의향이 더 낮았습니다.
Q. 사회적 유사성이나 거리감 이외에 중요한 리뷰어의 특성이 있습니까?
리뷰 이력이 중요합니다. 누군가가 계속해서 부정적인 평을 올린다는 사실을 소비자가 알면 리뷰를 무시하고 브랜드를 더더욱 지지할 이유가 생깁니다. 우리는 캐나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두 차례 실험에서 많은 캐나다인들이 강하게 동일시하는 브랜드, ‘프레지던트 초이스 커피’ 리뷰를 사용해 이 점을 테스트했습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일부 참가자들은 커피에 대한 부정적 리뷰와 함께 사회적 거리가 먼 미국인 혹은 캐나다인 리뷰어가 쓴 부정적 리뷰 두 개를 봤습니다. 다른 참가자들은 리뷰를 보지 않았습니다. 미국인의 리뷰를 읽은 사람들의 구매 의향은 캐나다인의 리뷰를 읽은 사람들보다 9%, 리뷰를 전혀 읽지 않은 사람들보다 약 11% 높았습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리뷰어가 과거 별 5개 만점에 평균 1.5개만 줬다면서 다른 방식으로 리뷰어의 일관된 부정적 성향을 알려줬습니다. 이번에는 미국인의 리뷰를 읽은 사람들의 구매 의향이 캐나다인의 리뷰를 읽은 사람들보다 11%, 리뷰를 보지 않은 사람들보다 약 6% 높았습니다.
Q. 관리자는 때때로 부정적 리뷰를 막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합니다. 시간 낭비를 하는 걸까요?
고객이 브랜드와 맺는 관계에 달렸습니다. 어떤 관계인지는 팬 커뮤니티와 브랜드 팔로어 등을 보면 쉽게 파악이 되죠. 목표 집단이 브랜드와 아주 친밀하다면 부정적 리뷰를 놔두는 게 최선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관리자는 소비자들이 리뷰어와 사회적 거리를 유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리뷰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표시해야 합니다. 또 관리자는 플랫폼과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고객과 리뷰어의 특성이 갈리는 영역을 찾아 사회적 거리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부정적 리뷰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고객 세그먼트가 드러날 겁니다.
Q. 마케팅 담당자들이 정체성과 더 밀접하게 연결된 브랜드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때로는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의 문제고요. 때로는 관리자가 정체성의 일부를 제품 자체에 녹여 넣을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캐나다에서는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루츠(Roots)가 일부 제품에 단풍잎 문양을 넣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지프가 자동차 앰블럼에 성조기를 붙이기 시작했죠.
이런 제품들은 종종 소비자들의 집단 정체성이나 공통된 소속감에 호소합니다. 따라서 가까운 리뷰어가 부정적 리뷰를 하는 경우 방어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가까운 리뷰어가 그런 리뷰를 남기면 말이죠. 우리는 실험에서 집단 정체성이 환기됐을 때 거리가 먼 리뷰어의 부정적 평가가 아무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마치 리뷰가 없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가까운 리뷰어, 즉 같은 그룹의 일원이며 집단 정체성을 나눠야 하는 사람이 쓴 부정적 리뷰를 읽었을 때는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리뷰어를 반체제 인사, 심지어는 반역자로 봤고 그 비평이 훨씬 실존적 위협을 가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리뷰를 보지 않은 소비자보다 10% 더 높은 구매 의향을 보였습니다.
관리자들이 집단 정체성을 강조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사회적 거리가 먼 리뷰어의 부정적 평가로부터는 브랜드를 보호하고 가까운 리뷰어가 쓴 부정적 비판에서는 놀라운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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