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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HR

스타트업 보상체계 고도화를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

by 트렌디한 일반 상식 2024.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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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보상체계 고도화를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
스타트업 보상체계 고도화를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

 

스타트업에서 업무를 고도화하는 과정은 흔히 달리는 자동차 바퀴 바꾸는 일에 비유되곤 합니다. 보상을 고도화시키는 작업도 이와 그리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대표와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어 현재 돌아가는 채용 프로세스를 정지시키고, 인사컨설팅업체의 도움을 얻어 작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스타트업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바퀴를 계속 굴리면서 보상 수준을 고도화시키는 작업도 계속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스타트업 인사담당자들의 할 일은 가뜩이나 넘쳐나는데, 보상체계 개편을 꼭 해야만 할까요? 사실 안 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현재의 보상체계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영진이나 구성원이 없고, 담당자들이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면 굳이 해야 할 일은 아닙니다. 외부에서 받은 투자금이 넘쳐나고, 회사가 돈을 잘 벌어서 직원들이 원하는 만큼의 보상을 한 해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줄 수 있는 회사에게도 불필요한 작업입니다. IT회사 중 100% 개인 연봉제를 실시하고, 개인별 평가보상 시기를 달리 가져가는 회사도 보상 고도화 작업에 대한 필요를 크게 느끼지 못할 것 같습니다.

 

1. 보상제도의 균형을 잡기 위한 ‘골든 룰’

메타 Meta가 페이스북 Facebook이었던 시절, 직원 수 400명 규모일 때 입사해 조직문화와 고용 브랜드 업무를 이끌었던 몰리 그레이엄은 Molly Graham은 페이스북도 당시 제대로 된 평가보상 제도가 없었다고 회고합니다. 그는 시도는 여러 번 있었으나, 자리 잡힌 제도는 없었고 그 결과 일회적 성격의 보상 결정과 제도의 불투명한 운영으로 인한 혼란과 좌절로 점철됐다고 밝혔습니다. 평가와 보상관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처음 맞닥뜨린 반응은 지금의 스피릿을 잃어버리고 관료주의적인 회사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이는 15년이 지난 현재 이 땅의 스타트업 사람들의 우려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없던 시스템을 만들면 유연했던 분위기가 경직되고, 고유성이 사라져 별반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기업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말입니다. 그러나 몰리에 의하면 첫 번째 시스템을 실행하고, 이를 잘 설명했을 때 직원들이 가장 많이 한 말은 고마움의 표시였다고 합니다.

 

모든 스타트업의 보상제도가 같을 순 없겠지만, 몰리가 제시하는 골든 룰 Golden Rule은 참고할 만합니다. 특히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과 사업 운영상의 필요 사이 균형을 잡으려면 더욱 그렇다. 골든 룰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누구도 보상에 100% 만족하지 않습니다. 이는 보상의 핵심이 비교 평가하는 것에 근거하기 때문입니다. 비교 평가에 절대치는 없습니다. 보상은 직원이 스타트업에 조인하거나 오래 머무르도록 하지 못하며,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됩니다. 빅테크 기업에서 시니어 리더십을 데려오더라도, 이들이 비전에 공감하고 사람에 이끌려 합류하는 방식이어야 하며 보상에 대해서는 그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둘째,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연봉을 언제나 알아낼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당신이 꽤나 만족스러운 보상을 받고 있더라도, 같은 일을 하는 동료가 당신의 2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보상 계획을 세울 때 논리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설명하고 방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보상을 1년에 1~2회만 검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비즈니스가 최우선이어야 하는 CEO에게 상시적으로 보상을 검토하는 부담을 지우면 안 됩니다. 직원은 회사 성장에 기여해서 궁극적으로는 회사 주식 가치를 올리는 순환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것이 보상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 되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특히 회사가 작을 때 일 년에 한 번 이상 보상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모두에게 시간 낭비”라고 몰리는 힘주어 말합니다. 아무리 지금이 대퇴사의 시대이며, 상시 채용으로 인해 직원들이 타사에서 오퍼를 받아와 몸값 인상을 요구하는 일이 드물지 않게 되었더라도, 그런 사례가 문화가 되도록 두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구성원들의 관심사가 비즈니스의 성장이 아니라 회사와의 보상 줄다리기가 되어버린 회사가 로켓처럼 성장하기를 상상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넷째, 보상에 관해 공식에 기반하는 결정과 임의로 내리는 결정을 양 끝으로 하는 스펙트럼이 있다면, 가능한 공식에 기반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30명 규모의 스타트업과 고성과자가 300명 이상이 된 조직에서 동일한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한 사람의 일이 두세 명의 일로 쪼개질 수도 있습니다. 현재 비즈니스 상황에서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려운 일이므로, 오히려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편이 좋습니다. 기대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평가보상에 있어서 메시지를 바꾸는 것만큼 안 좋은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에게 일관된 공식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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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5W 1H에 따른 보상 프로그램 리뷰

몰리의 조언에 공감해 보상 시스템을 다듬어 보기로 결정했다면, 현재 보상 프로그램을 리뷰하고 직무 분석에 이어 페이밴드를 생성해 보길 추천합니다. 보상 프로그램은 5W 1H에 맞춰 리뷰해 보면 좋습니다.

 

먼저 What은 보상의 종류와 그 비율입니다. 보상은 기본급 Base Salary, 보너스, 인센티브, 주식 Equity 등으로 구성됩니다. 한 사람의 보상에서 각 구성요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어떻게 될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When은 보상의 시점과 빈도입니다. 단기 보상인지 장기 보상인지, 단기라면 그 빈도가 어떻게 될지 각 요소별로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Who는 수혜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인데, 일부 직원에게만 줄 것인지 또는 전 직원에게 줄 것인지 등의 방향이 결정되어야 합니다. 직원이라면 누구나 급여를 받지만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줄지는 의사결정 사항입니다.

 

Where는 시장 내에서 포지셔닝입니다. 시장 내 탑 Top 수준의 보상을 제공할 것인가, 중간 정도로 갈 것인가 등 보상 타깃이 필요합니다. 자사의 보상 포지셔닝이 마켓값 대비 높은지 Lead, 중간인지 Match, 낮은지 Lag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직군이 같은 타깃을 가질 수도 있고, 직군마다 보상 타깃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Why는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각 항목마다 모두 Why에 대한 답이 필요합니다. 주식 보상을 일부 직원에게만 하기로 한다면 그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시장에서 보상 포지셔닝을 중 간 Match으로 중간 Match으로 결정했다면 이유 있는 결정이어야 합니다. 가령, 우리의 목표는 시장 점유율 1위 업체가 되는 것이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 전체 현금 보상은 중간 Match으로 하기로 하고, 남은 재원은 모두 추가 인원 채용 및 타사 M&A에 쓰겠다는 경영 전략이 그 이유일 수 있습니다.

 

How는 그렇게 결정된 보상 프로그램과 Why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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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보상 프로그램의 공백 채우기

이렇게 As-Is 분석 후 To-Be 플래닝을 할 수 있습니다. As-Is에서 현재 비어있는 부분은 To-Be에서 채워져야 할 것입니다. 비어있는 부분이 많거나, 앞서 몇 가지 예시를 든 Why에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보상전략이 없거나 불충분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직무평가 진행 앞서 언급했듯이 보상의 핵심은 비교 평가이므로, 보상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먼저 직무평가가 필요합니다. 각 직무별 JD가 충실히 작성되어 있다면 직무 분석은 되어 있는 것으로 전제하고, 직무평가를 진행합니다.

 

직무평가 방법으로는 순위 매기기 Ranking, 분류법 Classification Method, 요소비교법 Factor Comparison method or Point Method 등이 소개됩니다. 앞선 두 개는 너무 주관적이거나 기준이 없다는 단점이 지적되므로 다소 복잡하더라도 이 둘의 단점을 극복하면서 나온 요소비교법을 추천합니다. 모든 직무는 기술 Skill, 책임 Responsibility, 수고 Effort가 들어가는 일입니다. 이 요소들을 다시 세부 항목으로 나누어서, 직무별로 평가를 진행해 볼 수 있습니다.

 

정부기관의 임금직무정보시스템에서 제공하고 있는 <표 1>의 평가표나, 이를 바탕으로 필자가 임의 수정한 간이 직무평가서인 <표 2>를 활용해도 됩니다. 이렇게 직무평가를 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중시하는 가치와 회사가 일하는 방식이 반영될 수 있고, 앞서 질문한 Why에 답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임금직무정보시스템에서 제시하는 평가표 / 간이 직무평가서
임금직무정보시스템에서 제시하는 평가표 / 간이 직무평가서


마켓 가치와의 비교 이제 내부의 직무 중요도는 마련되었으니, 마켓의 가치와 비교해 볼 차례입니다. 이 작업을 위해서는 시장의 급여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애석하게도 국내에서는 정확한 급여데이터를 구할 수 없습니다. 인사컨설팅업체에서 제공하기는 하나 스타트업에서 활용하기엔 비싸고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포지션의 데이터 정확도도 다소 떨어지는 편입니다. 후보자의 연봉 정보와 헤드헌터들을 통해 얻는 대략적인 시장값들이 외려 최신의 정보이고 더 정확합니다.

 

탑다운 Top-down으로 언론에 보도되는 최근 신입연봉을 최댓값으로, 정부의 임금직무정보시스템을 최저값으로 잡고, 매해 일정 상승률을 반영해 봅시다. 바텀업 Bottom-up방식으로 얻어진 시장값들이 이 범위 안에 들어가는지 확인하며 데이터를 조정해 가야 합니다. 시니어, 미드, 주니어 등 최소 3단계로 레벨을 구분하고 그에 따른 Min, Mid, Max값을 계산해 내면 3X3 마켓데이터 테이블이 만들어집니다.

 

페이밴드 생성 이 마켓데이터를 기반으로 회사가 지향하는 보상 타깃(가령 75 percentile)을 반영하여 페이밴드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페이밴드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지만 다음과 같은 허와 실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페이밴드의 장점은 무엇보다 직원들의 연봉 분포가 의도한 보상 철학에 부합하는지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중요한 포지션의 직원에게 시장값보다 낮게 주고 있다면 보상 조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직을 방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 중요하지 않은 포지션의 직원에게 시장대비 고임금을 주고 있다면 이 직원의 경쟁력 확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보상 분포상의 아웃라이어를 파악하기엔 페이밴드가 유용합니다. 스타트업은 투자금액별 인력운영 계획을 잘 세워야 하는데, 이때도 페이밴드가 필요합니다. 회사의 투자금이 모두 소진되기 전, 인건비 예산 계획에서 페이밴드를 참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확도가 높고 포괄적인 급여 데이터의 부재는 페이밴드의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페이밴드가 있으면 페이밴드 외부의 예외 존재에 대한 이유를 찾아야 할 것 같기 때문에, 채용에 대한 의사결정이 보수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밴드를 벗어나는 튀는 사람보다, 밴드 내에 있는 무난한 사람, 경력 대비 연봉이 적은 사람을 채용하는 가성비 채용이 안전한 채용을 했다고 여겨질 수 있는데 이런 의사결정이 누적되면 조직에 모멘텀을 제공하는 기회를 앗아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스타트업 보상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은 주식 보상이지만, 주식 보상은 별도로 이야기될 만큼 큰 주제이므로 본 고에서는 생략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해서 보상 프로그램의 현재와 미래 모습이 그려졌다면 이후 구성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고민될 것입니다. 보상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전에 투명성과 공정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투명성과 공정성은 엄연히 다른 가치인데, 투명하지 않으면 공정하지 않다고 오해되곤 합니다. 이것은 합리적인 추측이기도 합니다. 투명하지 못한 데는 석연치 않은 이유가 있다고 추측되며 이에 공정성 시비가 따라붙는 것입니다.

 

앞서 정리된 5 W1 H 중 Where(포지션), Why(이유)는 대개 직원들에게 알려지지 않는 영역입니다. 왜 이런 보상 철학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 맥락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할지, 이제는 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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