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행을 준비하는 자세
새로운 포인트들을 찾으려면, 그걸 발견할 수 있는 '시각'을 가져야 해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을 한 번 더 톺아보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소위 '영감 안경'을 쓰기 위해 13시간 비행시간에서도 나름의 준비를 했습니다. 제가 한 것은..? 4년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찾은 것입니다. 바로 김석현 작가님이 쓰신 <마케터의 여행법>이라는 책이에요.
'먹거리에서 라이프스타일까지, 파리 사는 마케터의 유럽 마트 관찰기'라는 부제에 맞게, 마트나 식료품점에서 새로운 트렌드, 라이프 스타일을 캐치한다는 작가님의 관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 나라 사람들의 생활양식이나 소비 패턴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여주는 곳이 바로 마트더라고요! 저에게는 2주 정도의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새로운 '눈'을 갖고 하나하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 될 것 같았습니다.
여행을 앞둔 분들, 일상에서도 영감을 찾고 싶은 분이라면 책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작은 생각이라도 하나둘씩 기록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제 메모장과 사진첩에 한가득 쌓인 메모들을 여러분께 공유해 봅니다.
2. 유럽 여행 속 영감 포인트
파리에서 자주 발견한 입체 간판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건물 위에 로고가 있는 간판 형태가 많았습니다. 눈길을 사로잡고, 로고에 집중하게 하는 효과가 있었어요. 세상 재밌게 구경했던 숙소 앞 식료품점. 제주도에서만 보던 착즙 주스가 마트마다 있어요. 심지어 손님이 직접 착즙 기계로 주스를 병에 채우는 시스템이었답니다.
이 과정이 전혀 번거롭지 않고, 오히려 신선한 제품을 먹는다는 생각에 신뢰감과 약간의 행동이 더해져 게임처럼 재미가 느껴졌어요. 이렇게 신선한 느낌을 함께 구매하는 경험을 줄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만 원이 넘는 대왕 빼래로 로쉐. 똑같은 초콜릿인데 크기가 압도적으로 커진 것만으로도 가장 눈에 띄는 효과가 있었어요.
단 걸 좋아하는 친구에게 재밌는 선물, 혹은 특별한 선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리는 현재 올림픽을 앞두고 이곳저곳 분주하게 공사 중이었는데요. 로고만 추가했을 뿐인데도 더욱 특별해 보이는 에펠탑 효과. 이 랜드마크 하나를 보기 위해 매해 전 세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모일까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랜드마크가 세워진다면 어떨까? 상상해 봅니다.
1) 감탄하면서 봤던 시계 브랜드 '오메가'의 마케팅.
2024 파리 올림픽 개막까지 남은 시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시계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었어요.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오메가는 7/28부터 8/10까지 파리 오메가 하우스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난 92년간의 브랜드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서 올림픽 타임키퍼로서의 역할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방문객들의 안식처 역할도 함께 할 예정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와 오비맥주(카스)가 2024 파리 올림픽의 공식 파트너가 되었죠.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와도 어우러지면서, 브랜드다움을 잃지 않는 마케팅을 보여주는 것이 정말 중요할 것 같습니다. 파리에는 야외 테라스석이 정말 많은데, 주로 흡연자들이 이용하는 것 같아요! 흡연 구역을 분리하기 위해 테라스석이 발전한 걸까?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듯 개성이 모두 다른 테라스석 의자와 천막, 테이블 디자인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파리 라파예트 백화점에서 한가득 발견한 선물 포장 레퍼런스. 한 번쯤 구매하고 싶어지는 디자인이에요. 그 나라 혹은 그 지역의 상징적인 오브제를 생필품에 접목해서 기념품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네요.
2) 냉동식품은 냉장고에만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바꿔준 사례
상자 포장이 되어 쌓여 있는 피자를 볼 때보다 괜히 더 사보고 싶어지지 않나요? 실제 피자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포장으로 식품들을 눈에 띄게 배치한 것이 인상 깊었어요. 빼놓을 수 없는 디저트 트렌드를 볼까요?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세계 각국의 디저트를 맛볼 수 있게 되어 마카롱, 에끌레어, 몽블랑 등의 디저트가 새롭지는 않죠.
베이커리에서 볼 수 있는 디저트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눈길을 끌었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머랭' 종류의 디저트가 정말 다양하다는 것이었어요.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플라스틱 통에 들어있는 작은 모양의 머랭 쿠키가 가장 흔히 알고 있는 형태일 텐데요. 프랑스와 스위스에서는 대왕 머랭 쿠키부터 겉에 초코 코팅을 한 머랭, 등등 다양한 상품군을 볼 수 있었답니다.
이미 익숙한 디저트 종류에서 크기를 바꾸거나, 색깔을 바꾸거나, 다른 요소를 붙여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움을 줄 수 있답니다. 일례로 떠올랐던 건 불타는 케이크, 아현동 서울호떡에 있는 핑크하트 호떡이 있어요. 이렇게 관점만 살짝 바꿔도 사람들에게 엄청난 반응을 얻을 수 있어요.
3. 여행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약 13시간이 걸려 도착한 유럽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있으니 (의무적으로라도) 새로운 시선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연습을 할 수 있었어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물건 하나, 간판 하나, 광고 속 카피라이팅 하나에도 잠시 눈길을 더 주었습니다. 그리고 나름의 내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기록하고, 사진으로 담았어요.
박웅현 작가님이 쓰신 <여덟 단어>에서 읽었던 비슷한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파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거기에서 3일밖에 못 머물기 때문이야. 마음의 문제야. 그러니까 생활할 때 여행처럼 해." 제대로 보는 '견(見)'을 하려면, 깊이 보고 낯설게 봐야 합니다. 낯설게 보는 시선은 창의력의 원천이 돼요.
저는 2주 남짓한 짧은 시간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여러분께 레터로 적으면서 평생 남는 '기록 자산'으로 만들 수 있었어요. 여러분은 오늘 레터를 어떻게 읽으셨나요? 아침 출근길에 늘 가던 카페의 메뉴 이름, 매일 타는 지하철의 옥외 광고판, 옆 사람이 읽고 있는 책의 제목 등등 스쳐 가는 일상 속 하나라도 '여러분만의 영감 포인트'로 잡아두는 하루가 되시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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