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으로 모든 책임을 짊어진 ‘장’이 됐습니까. 야망을 성취했다는 기쁨은 잠시. 좌충우돌, 갈등, 부담과 고난이 필연적으로 따라오겠지요. 첫 보스가 된 당신을 위한 실전 가이드를 전해드립니다.
1. 리더라는 ‘본캐’를 구축하라
가장 먼저 ‘팀’이나 ‘조직’의 일원일 땐 신경 쓰지 않았던 일을 해야 한다. 자신의 평판과 커리어를 스스로 통제하고 관리해야 한다. 스스로 ‘리더’라고 리브랜딩 하라. 자신의 회사 또는 업장 안에서 충분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가. 당신의 회사에 처음 방문한 이들이 당신이 사장인 것을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나. 오직 자신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 있는가. 업계 사람들이 당신의 소식을 알고 있는가. 이 질문들에 ‘예’로 답하기 위해선 꽤 많은 시간과 치밀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2. 직원의 롤모델이 되어라
첫 사업은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시작할 확률이 높다. 친구나 후배, 가족 등 지인이라고 할 수 있는 관계와 함께 일한다면 선을 넘지 않는 관계를 처음부터 설정해야 한다. 원칙을 만들라는 뜻이다. 당신이 만들고 싶은 팀의 분위기, 조직 문화를 제대로 구축하고 싶다면 당신이 먼저 직원들에게 보여줄 것. 29세에 데이팅 앱 ‘더 리그’를 만든 아만다 브래드포드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행동이 곧 ‘예시’입니다. 당신이 배달부와 잡담으로 시간을 축낸다면 직원들도 그렇게 하겠죠. 점심시간이 끝났는데도 자리에 돌아오지 않고 SNS에 쇼츠를 올려대면 직원들 역시 자신도 그래도 된다고 생각할 거고요. 당신이 갖고 싶은 팀의 분위기, 문화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한 후, 그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행동들을 떠올리세요. 그 행동이 당신의 성격, 취향과 맞지 않더라도 해야 합니다. 롤모델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3. 두려움은 ‘현재’로 지워라
월급이라는 안온한 울타리에서 벗어나 첫 사업을 시작한 이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일 것이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직원들을 먹여 살리는 일을 감당할 수 있나’ 등의 생각들 말이다. 미국의 커리어 컨설턴트 린지 폴락은 저서 <난생처음 사장>에서 이 두려움, 걱정, 불안과 같은 감정을 ‘현재’와 ‘목표’에 집중하는 일로 해소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내놓은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좀 더 쉽고 빠르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고민으로 눈을 돌릴 것. 오늘 저녁에 먹을 식사 메뉴를 정하거나 공과금을 정산하고 필요한 자재를 주문하는 일 등 현재 할 수 있는 일 말이다. 린지 폴락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념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목표’를 반복적으로 상기하라고 조언한다. “두려운 마음이 들 때마다 원하는 마음에 집중하세요. 두렵다는 감정을 잊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당신이 해야(해내야) 하는 일에 자신의 역량을 온전히 쏟아부을 수 있을 것입니다.”
4. 끊임없이 배우고 채워라
‘관리’가 리더의 주 업무지만 실무를 손에서 놓으면 안 된다. 업무력, 생산성 향상 관리를 전보다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내 일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전체를 구석구석 이끌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인사이트를 채우고 또 채울 것. 영화 <어벤져스>의 감독 조스 웨던은 “평소에 눈여겨보지 않던 사물도 유심히 보세요. 당신의 시각이 미치는 범위를 벗어나 여러 분야의 책을 읽으세요. 하던 것만 하면 발전이 없습니다”라고 조언한다. 린지 폴락은 자신의 전문 분야뿐 아니라 직무, 개인적인 관심사와 관련이 없는 콘텐츠, 블로그, 잡지, 뉴스레터 등을 정기적으로 구독해 읽기를 권한다. 아무리 바빠도 친구, 선배, 업계 지인 등과 만나 그들의 관심사, 업무 현안, 커리어 관리 등에 관해 묻는 것도 중요하다. 당신과 처지가 비슷한 사람, 즉 업계 리더들의 모임이나 관심사가 같은 동호회, 독서클럽, 종교 모임 등에도 꼬박꼬박 출석해 볼 것. 거기에 예상치 못한 ‘귀인’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5. 자주 대화하라
같은 말도 사장이 하면 다르게 받아들인다. 하트포드의 전 CEO 리엄 E. 맥기는 리더의 소통은 듣기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잘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 대신 ‘우리’라는 표현을 쓰세요. 격을 갖춘 자리에서 공식적인 회의를 하는 것보단 자주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필요합니다.” 실제로 미국의 헤드헌팅 회사 ‘어카운테스’가 인사 부서 관리자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소통의 부족’이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결과가 나왔다. 리엄은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반드시 직원들과 토론해 합의를 거치라고 말한다. 사장이 독단적으로 한 결정, 팀원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결정은 반드시 문제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팀원이 리더의 생각에 제동을 걸 수 있으려면 그런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자주, 자유롭게 대화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죠.”
6. 악역을 자처하라
좋은, 친밀한, 친절한 리더가 되고 싶겠지만 리더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악역’이다. 회사의 규칙을 새롭게 정하거나 해고 통지, 경고, 임금 동결 등을 처리할 사람은 당신밖에 없다. 미국의 리테일 스타트업 ‘불레틴’의 COO 알리 크릭스만은 “필요한 얘기를 솔직하게, 직접적이며 명확하게 말하라”라고 조언한다. “근태가 엉망인 직원에게 경고를 해야 할 때 회사가 기대하는 모습을 정확하게 표현하세요.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커피숍에 가서 근황을 물어보는 등 친밀한 대화로 운을 띄우는 대신 무엇을 잘못했는지 간결히 전달하고, 그 행동이 시정되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가 일어날 것인지 알려주어야 합니다. ‘너는 이번 주에 4회 지각을 했고, 그걸 고치지 않는다면 인사 고과에 반영하겠다’고 말이죠.” 단 이런 대화는 반드시 비공개적인 자리에서 진행할 것.
7. ‘나이’ 문제를 유연하게 처리하라
당신이 젊은 리더일 때 나이가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무시나 공격을 당할 땐 정중하고 단호한 태도로 정면 돌파하라. 감정을 드러내라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행동을 고쳐달라고 요구하라는 얘기다. 나이나 경력 대신 대화의 화제를 바꾸는 것도 요령. 당신의 전문성을 어필할 수 있는 근황이나 활동 등을 얘기하는 것도 좋다. 리더인 당신보다 나이가 더 많은 직원이 있다면 그들을 밀어내거나 피하는 대신 조언을 구하라. 나이 많은 부하직원에게 자신의 존재감과 가치를 느끼게 하라는 뜻이다. 당신이 그들의 경험을 인정하고 합당한 대우를 해줄 때 그들은 불만 대신 파트너십을 갖게 될 것이다.
8. 내리막에 대비하라
모든 사업엔 부침과 실패가 따른다. 사업이 순조로운 상황에 있더라도 내리막길, 바닥을 치는 상황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리더의 덕목은 그 바닥에서 뛰어오를 수 있는 역량을 갖는 것이다. 스타트업 어드바이저이자 책 <스타트업 방정식>을 쓴 스티븐 피셔는 특히 경험이 적은 젊은 리더들이 스스로 회복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위기가 닥쳤다면 우선 목표를 재검토하는 일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당장 성취 가능한 작은 목표를 만들어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스스로 준비시키는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 자체보다 해결에 집중하며 위기에 대응하는 능력을 키우세요. 그리고 이런 시기엔 당신의 의견에 반기를 드는 사람보단 당신을 믿고 지지하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주는 에너지에 기대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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