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정신적 변화를 겪습니다. ‘연령대에 따라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도 있습니다. 서른을 넘어가면 성격이 전보다 진중해진다거나 마흔을 넘어가면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가 크게 떨어진다는 인식이 그 예입니다.
하지만 한 명 한 명을 따로 보면, 같은 나이라도 실제로 겪고 있는 변화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걸 알 수 있습니다. 50이 넘어도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사례도 종종 볼 수 있지요. 이런 차이는 왜 생기는 걸까요?
1. 역 연령과 인지 연령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나이는 ‘역 연령’이기 때문입니다. 역 연령은 세월의 흐름에 따른 실제 나이를 일컫는 말입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찾아오는 변화는 완벽히 역 연령에 비례하진 않습니다(추세적으로는 역연령을 따르긴 합니다). 그보다는 ‘인지 연령’에 따라 변화합니다. 인지 연령은 심리적 나이를 말합니다. 흔히 정신 연령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인지 연령이 역 연령보다 높은 사람도 있고, 낮은 사람도 있습니다.
역 연령은 세월의 흐름으로 정해지기에 거스를 수 없지만, 인지 연령은 생활 패턴의 변화와 노력을 통해 충분히 제어가 가능합니다. 또한 인지 연령이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어 왔습니다. 인지 연령이 역 연령보다 낮은 사람은 얼리어답터적 기질을 가집니다. 신제품이 나오면 남들보다 먼저 써보죠. 유행에도 민감합니다. 활력이 높아 삶에 대한 만족도가 큽니다. 낮은 인지 연령의 이러한 특징은 조직 생활에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칩니다.
2. 인지 연령에 따라 대우받는 시대
회사에서 인지 연령이 낮은 사람은 더 뛰어난 성과를 보입니다. 조직 행동에 관한 많은 연구가 인지 연령이 낮은 사람일수록 동료들과의 관계가 좋으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과제에 대한 추진 의지 또한 월등하며, 그렇기 때문에 창의적인 결과물을 더욱 많이 산출해 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시대가 바뀌면서 이렇게 인지 연령이 낮은 직원이 더욱 인정받고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연차에 따른 보상과 승진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역 연령과 직급, 즉 권한이 함께한 것이죠. 오래 몸 담을수록, 즉 역 연령이 많을수록 높은 위치에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나이보단 실제 능력이 우대받고 있고 연봉이나 직급도 성과에 따라 정해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의미의 직급이 아예 사라진 곳도 있습니다.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일하기 시작한 회사가 많아진 것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직원들이 서로의 역 연령을 아예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남이 인식하는 인지 연령도 중요해졌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인지 연령은 오랫동안 역 연령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나이에 따라 역할과 대우가 달라졌기 때문에 개인의 심리적 나이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인지 연령이 각광받기 시작한 요즘은 전에는 볼 수 없던 현상을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보다 역 연령이 낮은 상사나 동갑내기들은 다 은퇴하고 있는데도 꾸준히 활약하는 대기업 임원들입니다. 인지 연령에 따라 대우받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3. 인지 연령은 거스를 수 있다
꾸준한 운동과 자기 관리,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 예술, 문화, 철학에 대한 관심과 활동 등이 자신과 주변인들이 느끼는 인지연령을 낮추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50이 넘은 나이에도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멋진 노인들을 보면 스스로가 느끼는 인지 연령이 역 연령에 비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월이 이마에 새기는 주름은 막기 힘들지만, 마음과 머리에 새기는 주름은 노력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젊은 인지 연령을 통해 내 삶의 만족을 높이고 조직에도 활력을 주는 긍정적인 주체로 거듭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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