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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9

터무니없는 소송을 당했을 때 꼭 알아둘 제도 (feat. 소송 비용 담보 제공) 대부분 살면서 법원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을 겁니다. 그래서 갑자기 소송이란 걸 당하게 되면 매우 당황스럽습니다. 심지어 소송의 내용이 내 입장에서 말도 안 되고 허무맹랑한 경우에는 더 그렇죠. 물론 이렇게 터무니없게 소송을 당한 경우, 결과적으로는 재판에서 이깁니다. 하지만 소송을 제기한 측에서 악의적이거나 거짓된 주장을 하며 재판을 지연시킨다면, 그 대응에만도 많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럴 때면 ‘소송 비용 담보 제공’이라는 제도를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는 피고가 원고에게 본인의 소송 비용에 대한 담보를 미리 제공하도록 신청하는 제도인데요. 특히 피고의 변호사 보수도 미리 원고에게 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117조(담보제공의무) ① 원.. 2024. 5. 18.
처벌이 가능한 가족 간 재산범죄 (feat. 친족상도례 제도의 주목) 우리나라 법엔 ‘친족상도례’란 제도가 있습니다.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가족 간 특정한 재산범죄(절도, 사기, 공갈, 횡령, 배임 등)는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치 않고, 그 외의 친족들 간 재산범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하는 제도인데요. 방송인 박수홍 씨가 가족으로부터 횡령을 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제도가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위 사건을 접하고서는 ‘아무리 가족 간에 발생한 재산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이를 처벌하지 않는 건 부당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형법 제328조(친족간의 범행과 고소) ①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제323조의 죄는 그 형을 면제한다. ②제1항 이외의 친족 간에 제323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 2024. 5. 14.
불효자를 위한 법이사라진다 (feat. 유류분 제도) 지난주에 헌법재판소가 47년 동안 적용되던 법 하나를 두고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단을 내렸어요. 우리나라의 모든 법은 최상위법인 헌법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에, 이 법은 조만간 국회가 뜯어고칠 것으로 보여요.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법은 ‘유류분 제도’ 예요. 유산 상속과 관련된 이 제도는 유가족의 혼란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최근 들어 점점 더 ‘불효자를 위한 제도’라는 비판을 많이 받아 왔어요. 그리고 결국 이번에 47년 역사를 마치게 됐어요. 1. 유류분 제도가 뭐야?우리나라에선 고인이 별다른 유언을 남기지 않았다면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유산이 분배돼요. 고인의 자녀들은 균등하게 배분받고, 배우자는 자녀들이 각각 받는 몫보다 50%를 더 받는 게 원칙이죠. 배우자 1.5대 자녀 1.. 2024. 4. 30.
추락하는 비행기엔 거대한 리더가 있었다 (feat. 심리적 거대함) 1. 심리적 거대함(Psychological Bigness)몇 년 전 조직행동론 강의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리더십이 주제였는데, 평소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에게 A4 용지 한 장씩 나눠주고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를 그림으로 표현해 보라고 했습니다. 57명의 학생들이 그린 그림들은 아주 다양했습니다. 단순히 원형과 화살표로 그린 그림부터 리더가 팔로워를 떠 받치고 있는 모습, 리더가 손오공처럼 복제되어 팔로워 숫자에 맞춘 모습까지 여러 표현을 볼 수 있었습니다. 흥미롭게 강의실을 오가며 학생들이 표현한 그림을 보던 중, 눈에 띄는 점이 있었습니다. 2명을 제외한 55명의 그림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리더와 팔로워를 구분하기 위해 ‘크기’를 이용했다는 겁.. 2024. 4. 25.
당신 옆의 동료를 정말로 신뢰할 수 있나요? (feat. 관계, 계산 그리고 제도) 신뢰란 ‘상대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에게 손해를 끼칠 상황에서도 나의 운명을 상대에게 맡길 수 있는 마음의 상태’를 뜻합니다. 누군가가 여러분을 신뢰한다면 그 사람은 더 이상 여러분을 감시하거나 통제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도 누군가를 신뢰한다면 그 사람을 감시하거나 통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처럼 신뢰는 ‘통제’를 대신할 수 있는 ‘훌륭한 대용품 (Substitute)‘입니다. 상호 간에 100% 신뢰할 수 있는 구성원들로만 이루어진 조직이라면 통제가 신뢰로 전적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지요. 물론 이러한 조직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겠지만, 구성원들 사이에 신뢰가 큰 조직일수록 통제의 비용이 줄어든다는 간단한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 똑같은 신뢰는 아닙니다. 어떠한 신.. 2024. 4. 22.
우리나라에서 선진 기업의 문화 적용이 어려운 이유 한 대기업에서 임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는데 미국, 유럽 최신 HR 트렌드에 대해 다뤄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저는 조금 시큰둥했습니다. ‘아직도 우리나라가 선진 기업의 경영관리기법을 모방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물론 우리나라의 경영관리기법이 발전하는 데 있어 선진 기업의 사례가 도움이 된 건 사실이지만, ‘따라 하기’에만 머물러 있다면 금방 한계를 만나게 됩니다. 1. 제도만 가져오면 아무 효과가 없다 ‘팀제’라는 조직 구성 방식이 있습니다. 상호보완적인 직무를 가진 직원들이 하나로 묶여있는 형태입니다. 직급과 직책이 이원화되고 팀 내의 계층이 간소화되기 때문에 빠른 의사결정과 수평적인 소통을 가능케 합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오늘날 많은 한국 기업들은 당연한 듯 .. 2024. 4. 15.
공정한 성과급 지급을 실현하는 방법 (feat. 재원 결정과 제도 설계) 지난 1월 말에도 기업 성과급에 관한 언론 기사가 넘쳐났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낸 반도체와 배터리, 정유, 철강, 바이오 업종 회사 직원들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후한 성과급을 받았습니다. SK하이닉스는 기본급의 1300%,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연봉의 50%에 추가 기본급 500%, SK이노베이션과 LG이노텍은 기본급의 1000%, CJ 제일제당 바이오 사업부는 최대 연봉의 82%까지,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의 2배가 넘는 기본급 450%를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성과급 시즌이면 불거지는 삼성전자 vs 삼성후자 논쟁, 엄청난 규모의 공정위 과징금으로 작년 영업적자를 기록, 이번에 성과급을 한 푼도 못 받게 된 삼성웰스토리 직원들의 트럭시위, 기본급의 850%나 되는 성과급을.. 2024. 3. 27.
일본의 사례로 배우는 워케이션 혁명 (feat. 일본 정부의 일하는 방식 개혁) 일본 정부는 2018년 긴 노동시간에서 비롯된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일하는 방식 개혁’이라는 캠페인을 추진했는데요. 그 일환으로 워케이션이 언급됐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는 직원 복지 차원에서 기업들에게 워케이션 제도를 적극 활용하도록 권장했습니다. 하지만 워케이션 제도가 기대만큼 쉽게 정착하지는 못했습니다. 한 예로 일본항공(JAL)은 2017년 워케이션을 도입했지만 연간 이용자 수는 200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직원들 사이에서 ‘휴가 중에도 일을 시키기 위한 구실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죠. 업무 방식과 문화가 유연하게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만 도입한 탓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겁니다. 그랬던 일본에서 코로나 이후 워케이션을 즐기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 2024. 3. 6.
스톡옵션이 더이상 매력적 보상이 아닌 이유 (feat. 비상장 회사의 제안, 스타트업) ‘A 회사가 상장에 성공해서 스톡옵션 받은 직원들이 대박 났다더라’라는 스톡옵션 성공 신화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스톡옵션은 현금이 충분치 않은 스타트업에서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거의 유일한 보상책이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스타트업에 입사하려는 인재들 입장에서도 여전히 스톡옵션이 매력적인 보상일까요? 1. 스타트업과 스톡옵션의 문제점 불황에 대한 공포감이 엄습하면서 현재의 보상이 꾸준하게 보장되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호하는 추세가 커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투자 역시 막연한 미래의 성장 가능성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중시하는 기조로 바뀌었습니다. 시리즈 A 단계에 100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던 회사가 시리즈 B를 준비하면서는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현실이 됐습니다. 기업 가치에 연동되는 스톡옵션의 .. 2023.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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