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로코코 미술과 신고전주의
바로크 양식은 이탈리아, 스페인, 플랑드르와 같은 가톨릭 국가로 퍼져 나갔지만 프랑스는 달랐다. 왕권을 강력하게 쥐고 있던 루이 14세가 푸생의 고전주의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17세기의 프랑스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거리를 두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루이 14세의 사망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루이 14세의 뒤를 이어 5세의 나이에 왕위를 계승한 루이 15세는 당시 나이가 어려 섭정에 의지하게 되었는데, 그는 친정 후에도 정치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국사를 스승인 플뢰리에게 맡기고는 주색에 빠져 지냈다.
향락에 물든 국왕 때문에 정치 활동의 중심도 궁에서 살롱으로 옮겨졌고, 프랑스의 정치와 예술 등은 전반적으로 궁에서 살롱으로 옮겨졌다. 때문에 프랑스의 정치와 예술 등은 전반적으로 여성적인 경향을 띠게 되었다. 이때 프랑스에서 유행한 것이 바로 로코코 양식이다. 로코코 양식은 섬세하고 우아한 특성이 있다. ‘로카유(Rocaille)’라는 프랑스어에서 나온 ‘로코코’의 원뜻이 돌이나 조가비 따위로 만든 장식이라는 것을 보아도 그 연관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섬세하고 우아한 특성은 회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 양식의 회화는 다분히 여성적인 색채가 주류를 이루었고 정교하고 세밀한 표현이 중시되었다.
2. 프랑수아 부셰
부셰(Francois Boucher, 1703-1770)는 로코코 회화의 대표적인 화가다. 루이 15세의 정부인 퐁파두르 부인의 총애를 받았던 그는 수년 동안 궁정 수석 화가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부셰는 주로 신화의 사랑 얘기를 모티브로 한 회화 작품을 많이 남겼다.
<목욕하고 나오는 다이애나> 역시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서 소재를 따온 작품이다. (여기서 다이애나는 아르테미스의 영어식 이름이다) 사냥꾼 악타이온은 숲에서 우연히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목욕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사실을 안 아르테미스는 분노에 휩싸여 악타이온을 사슴으로 만들어버리고 사슴이 된 악타이온은 결국 자신이 기르던 사냥개들에게 잡아먹힌다. 그러나 부셰의 그림에는 사냥꾼 악타이온도 사냥개들도 보이지 않고, 그저 젊은 여인들만 등장할 뿐이다. 여신은 유연한 모습의 젊은 여인으로 바뀌었고 사람들은 여체가 내뿜는 아름다운 매력에만 집중하게 된다. 부셰는 전체적인 조화보다 여인이 발을 내려다보는 모습과 같은 세부적인 묘사에 더욱 중점을 두었는데 이것은 로코코 회화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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