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북유럽 르네상스
알프스 이북 지역인 북유럽은 예로부터 문화가 낙후된 지역이어서 그리스 로마 문화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았다. 북유럽 사람들은 좋지 못한 기후나 자연환경 때문에 이탈리아나 스페인, 프랑스인들처럼 여유롭고 낙관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했으며, 장장 천여 년 동안 계속된 중세시기에도 이들의 가톨릭교는 오래되고 신비한 고딕 문화의 흔적을 지우지 못했다. 고딕양식의 신비로움과 현실에 대한 높은 관심은 북유럽 르네상스의 특징으로, 회화 작품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2. 얀 반 에이크
유화 작품은 9세기말에 처음 나왔지만 유화 기법을 발전시킨 것은 플랑드르의 에이크(Jan Van Eyck, 1395?-1441)이다. 그는 피마자유, 수지(樹脂) 등을 사용해서 색을 배합했고, 이 새로운 기법으로 화가들이 좀 더 손쉽게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고 얇게 여러 번 덧칠할 수도 있게 되면서 회화의 표현력이 한층 높아졌다. 또한 기름으로 색을 섞으면 빨리 건조되지 않아 여유롭게 작업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그를 가리켜 ‘유화의 발명자’라고 부른다. 에이크의 영향을 받은 플랑드르 화가들은 색을 섞는 데 쓰는 기름의 성질에 주목하고 그 질감을 효과적으로 살리는 데 노력을 기울였으며, 이 같은 전통은 네덜란드의 할스나 렘브란트에게까지 계승되었다.
3. 바로크 미술
바로크 미술의 탄생 배경에는 신교와 구교 간의 갈등이 있었다. 루터가 제창한 신교는 교리상으로 구교와 완전히 달랐다. 신교는 “인간은 오로지 성경에 입각해 경건하고 정성스럽게 하느님을 믿으며 하느님과 직접 소통할 수 있으므로 성직자가 중개할 필요가 없다”라고 주장했고, 이는 로마교황과 성직자들의 특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맞이한 가톨릭교회는 자신들이 직면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림’이라는 수단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즉 최후의 심판에 대한 공포심과 하느님에 대한 경외감을 대중에게 환기시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계산으로 그림을 이용하고자 했고, 사람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서는 사실을 더욱 실감 나게 표현할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정황으로 등장한 것이 후세에 바로크 회화라고 불린 방대한 규모의 회화이다.
4. 디에고 벨라스케스
스페인의 5대 화가로 꼽히는 벨라스케스(Velazquez, Diego Rodriguez de Silva, 1599-1660)는 당시 ‘교양 있는 세비야 사람들의 아카데미’로 불리던 프란시스코 파체코의 아틀리에에서 정식 회화 공부를 했다. 그곳에서 시인과 학자, 예술가들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졌고, 이 모임은 벨라스케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시녀들>은 만년의 벨라스케스가 남긴 최고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이 작품은 다 빈치의 <모나리자>에 견줄 수 있을 만큼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림은 마르가리타 공주의 갑작스러운 방문을 캔버스에 옮긴 것으로, 장난꾸러기 공주를 따라 시녀와 시종, 어릿광대, 개 한 마리까지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방에 모조리 따라 들어왔다. 왼쪽에 붓을 들고 있는 사람이 바로 벨라스케스인데 그는 펠리페 4세와 마리아 왕비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
맨 뒤에 거울에 비친 두 사람은 국왕과 왕비다. 한 시녀는 무릎을 굽히고 왕과 왕비에게 사죄하고 있고, 또 한 시녀는 공주에게 초상화 작업을 방해하면 안 된다고 방에서 나갈 것을 간청하고 있다. 하지만 어린 공주는 시녀의 말을 들은 체도 않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 시녀들은 상황을 수습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지만 오른쪽에 있는 어릿광대와 개는 새로운 광경이 매우 마음에 든 듯 보인다. 한편 그 와중에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림 그리는 데만 열중하고 있는 벨라스케스의 모습이 퍽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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