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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여행

온몸으로 맞는 가을의 느낌적인 느낌 (feat. 대한민국 8景, 8번째 국립공원)

by 트렌디한 일반 상식 2024.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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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맞는 가을의 느낌적인 느낌 (feat. 대한민국 8景, 8번째 국립공원)
온몸으로 맞는 가을의 느낌적인 느낌 (feat. 대한민국 8景, 8번째 국립공원)

 

피톤치드의 효능을 마음껏 누려도 모자랄 이 공기 좋은 산등성이에서 쩌렁한 비명을 뿜어내게 한 원인이자 이제 갓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법한 여학생이 겪어야 할 부끄러움의 원흉이에요. 도대체 얼마나 큰 나방일까 싶어 학생이 뛰어 내려온 길을 되짚어 올라가 보니 전망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탁 트인 풍경에 입이 떠억 벌어지는 것도 잠시, 지붕에서 훌쩍 내려와 날갯짓하는 나방 한 마리에 온몸이 움찔했어요. 그 뒤로 어린아이 주먹 만한 말벌 한 쌍도 뒤따랐습니다. 미간을 있는 대로 찡그리며 ‘이 모든 게 기후 위기 탓’이라고 중얼거리길 잠시, 매점 주인이 으레 그랬다는 듯 나름의 정답을 내놨어요.

 

“그 많던 잠자리는 다 어디갔는지 원. 천적이 없어서 그런지 나방이 커요. 더위가 기승을 부리니 대신 말벌이 나방 잡으러 다니던데, 독한 놈들만 남았나 봐. 조심해요.”

 

백로가 훌쩍 달아난 9월 어느 날, 내장산 국립공원을 찾아 케이블카에 올랐어요. 종착지에서 바라다본 풍경은 아직 여름, 하지만 산꼭대기 나뭇잎들이 살짝 붉게 물들었더군요. 벌레들의 종착지가 얼마 남지 않았어요….

 

1. 대한민국 8景, 8번째 국립공원

높이 763.5m의 내장산은 신선봉을 중심으로 연지봉, 까치봉, 장군봉, 연자봉, 망해봉, 불출봉, 서래봉, 월령봉이 말발굽 모양으로 둘러선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예요. 매년 가을철 단풍 명소로 손꼽히는 이곳은 초입부터 아름드리 단풍나무가 터널을 만들어 객을 반깁니다. 그 모습이 신기해 한참을 바라다보니 아직은 파아란 단풍잎들이 얽히고설켜 완벽한 그늘을 만들어 내더군요. 늦여름 볕이 섭씨 30℃를 훌쩍 넘겨 찜통더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신기하게도 터널 아래는 서늘했어요.

 

이게 정말 피톤치드인가 싶을 만큼 공기의 감촉도 푸근한, 이 느낌적인 느낌에 이렇다 할 근거는 없지만 다시 가보겠냐고 물으면 주저없이 나설 만큼 기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아직 가시지 않는 더위에 내장산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케이블카(성인 1명, 왕복 1만 원, 편도 6000원) 때문이에요. 총 688m의 거리를 5분간 운행하는 이 오래된 교통수단은 해발 540m에서 트레킹을 시작할 수 있는 문명의 이기죠. 2013년 6월에 첫 시동을 건 후 별다른 리모델링을 거치지 않은 탓인지 10여 년 전 모습 그대로 산 위를 날아(?) 다니지만, 10월 말경 단풍 절정기가 되면 1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탈 수 있을 만큼 인기 높은 핫스폿이 됩니다.

 

케이블카 운행을 준비 중이던 분에게 물으니 “그땐 3층 탑승장까지 줄이 늘어서서 승강장 앞 주차장을 가득 메운다”는 답이 돌아왔어요. 3층 건물로 지어진 승강장은 엘리베이터가 없는데요. 그러니 단풍 절정기나 아니나 걸어 올라가는 건 마찬가지인데, 계단에 쪼그리고 앉거나 서서 1시간은 기다려야 탈 수 있다는 설명이에요. 그랬거나 저랬거나 51명 정원의 케이블카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서서히 올르고 내립니다. 깨끗이 정리됐지만 세월의 더께까지 가릴 순 없었는지 군데군데 낡은 내·외관이 안쓰러웠어요. 도착 지점에선 화장실이 푸세식이라 미안하다는 푯말이 생경하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이런 곳이 있나 싶었는데, 당연히 급한 볼일은 케이블카를 타기 전 주차장 이곳저곳에 마련된 화장실에서 해결하고 올라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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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망대 앞에 펼쳐진 내장산 9봉

케이블카에서 내려서면 두 갈래 길 중 한 곳을 택할 수 있는데요. 케이블카에서 전망대를 거쳐 내장사, 탐방안내소로 내려오는 길이 하나요, 전망대에서 다시 돌아 나와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 길이에요. 케이블카 도착 지점에서 전망대에 이르는 길은 약 10여 분. 그러니까 내장산 단풍을 즐기는 다수의 등산객이 찾는 유명 코스에요. 데크와 계단, 야자수 매트로 마무리된 등산로는 가지런하더군요. 우스갯소리로 뾰족구두를 신고도 오를 수 있을 만큼 정리가 잘 돼 있어요.

 

전망대 앞의 매점에선 음료수와 빙수를 비롯해 갖가지 기념품도 구매할 수 있어요. 전망대 2층 펼쳐진 내장산의 풍경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내내 환호성이 터질 만큼 절경을 자랑해요. 누가 이곳에 전망대를 세웠는지 연자봉 중턱에서 바라본 산새는 고개를 돌리는 족족 봉우리가 모습을 드러내죠. 전망대에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했다면 우화정에 들러보세요.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을 수 있는 이곳은 정자에 날개가 돋아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한 내장산의 명소예요. 맑은 연못 한가운데 정자가 솟아 있어 한 폭의 그림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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