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내 맘 같지 않게 일을 합니다. 의욕이 없어 보여요” “충분히 기다려줬는데도 직원의 능력치가 기대 이하입니다”
CEO/법인대표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대표님들의 고민 글이 자주 올라옵니다. 대표 입장에선 충분히 잘 대우해 준 것 같은데, 직원들이 원하는 만큼 따라주질 않는 거죠. 그러나 특히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등 인력 수급이 부족한 여건에선 그 직원을 자르거나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럴 때 대표님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직원≠대표> 임을 명심하세요
우선 대표님 스스로가 너무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진 않은지 점검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엉망은 아니었으나 갈수록 능률이 떨어지는 직원에겐 번아웃 등 심리적 동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너무 높은 기대치가 의욕을 더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특히 대표님 스스로 ‘회사가 잘 돼야 너희들 월급도 오르는 거야’라고 생각하는 건 금물입니다. ‘회사=내 소유’인 대표와 ‘회사=월급을 주는 곳’인 직원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같은 조건에선 대표가 직원보다 훨씬 그릿(Grit·아주 강한 집념)을 발휘하기 유리한 조건인 거죠. 직원에게서 그릿이 나오려면 훨씬 더 많은 요소들이 개입돼야 합니다.
그 요소가 월급이나 인센티브가 될 수도 있겠죠. 그러나 물질적 수단만으론 직원과 회사의 혼연일체를 구할 순 없습니다. 스톡직원조차 직원의 회사 전망에 따라 직원이 느끼는 바는 천차만별일 겁니다.
간혹 ‘대표님’ 모드로 일하는 직원들도 있습니다. 그럴 땐 ‘대표 마음에 가까워지는 저 직원이 팀장이 되고, 임원이 되고, 훗날엔 다른 회사도 세울 거야’라는 마인드로 바라보고 격려해 주세요. 나머지 모두가 그런 아웃라이어가 되라고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2. 왜 다르게 보지 못할까?
<직원≠대표>라는 공식을 머릿속으로는 잘 헤아리는 대표님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 회사 생활에선 그게 왜 잘 안 떠오를까요? 이는 대개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직원들과 친근하게 교류하고 소통하는 대표님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문제라는 커뮤니티 반응이 많았습니다.
한마디로 정이 많이 쌓였다는 거죠. 직원들이 창업공신이기까지 하다면 대표님이 느끼는 직원과의 관계는 가족처럼 깊을 수도 있습니다. 조직에 이런 끈끈함은 좋은 겁니다.
그러나 이런 끈끈함이 자칫 대표님의 직원에 대한 피드백을 감정적 서운함 토로로 변질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드라이하게 업무 성과와 태도에 대해 따져야 하는 자리가 감정의 장이 되는 거죠.
이 경우 대표의 리더십, 직원의 업무 성과와 태도 등을 다뤄야 할 비즈니스 영역의 문제가 대표-직원 간 인간관계의 문제가 돼버리는 겁니다. 가장 객관적이어야 할 인사 평가의 영역이 주관화된다는 거죠.
3. CEO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자리가 아닙니다
결국 핵심은 ‘객관성’입니다. 직원들과의 사감을 내려놓고 객관적이고 분명한 피드백을 주어야 합니다. “너랑 내가 알고 지낸 지가 언젠데” “알만한 사람이 정말 이럴 거냐” 등 함께한 세월과 인간관계를 떠올리게 하는 타박 대신 업무 역량과 근무 태도를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를 가지고 드라이하게 평가를 주어야 합니다.
그래도 안 되면 해당 직원이 맡는 업무 범위를 최소화해서 회사 전체에 끼치는 악영향과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결단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저 사람은 창업공신인데 내가 너무 냉정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표의 자리는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자리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다면 주관적이고 변칙적인 기준으로 직원을 다루는 잘못을 범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냉정히 피드백을 주시돼 개선 시 확실한 평판과 보상의 변화가 있을 것임을 약속하세요. 인사가 만사이고, 그중 최우선은 객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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