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A를 보면 참 잘합니다. 윗사람 비위를 잘 맞추고 소위 ‘싸바싸바’도 할 줄 압니다. 라인도 잘 타서 미래가 보장돼 보입니다. A를 보다 보면 회의가 듭니다. 업무 역량은 내가 더 뛰어난 것 같은데 다음 인사 평가는 A만큼 잘 받지 못할 것 같거든요. 정치할 줄 모른다는 이유 때문에요.
부조리하다는 생각이 들고 불만도 생깁니다. “회사에선 일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 정치질로 올라가는 거 진짜 꼴 보기 싫어” 이런 토로에 커뮤니티의 수많은 조언자들은 어떤 댓글을 남겼을까요.
1. 정치가 없을 순 없다
근데 어느 집단에 가도 정치는 있잖아요? 정도의 차이일 뿐 상급자에게 잘 보이려는 시도는 어딜 가나 있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우리는 관계가 성공의 핵심 요소가 되기도 하며 집단 내 우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걸 본능으로 압니다. 기업 조직은 더더욱 심합니다. 정기적으로 평가가 이뤄지고 그에 따라 보상과 지위가 정해지는 경쟁 환경이니까요.
“정치 없는 회사에 가고 싶어”라는 말 많이 하죠. 회사에 정치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없을 수 없는 것을 마냥 부정해선 상황이 나아질 리 없습니다.
그럼 능력도 없이 상사 기분만 잘 맞추는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게 부당하지 않다는 말인가요? 물론 아닙니다. 직장인의 역할은 일을 잘하는 건데 윗사람 눈치 잘 보는 걸 능력이라 보긴 어렵죠. 다만 내가 지금 꼴 보기 싫어하는 게 정말 정치질(아무 능력도 없이 싸바싸바만 해서 올라가는 걸 정치질이라고 합시다)인가 들여다볼 필요는 있습니다.
2. 일만 잘해선 안 된다
“난 정치 못해”라고 말하는 사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은 커뮤니케이션을 못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 일은 내가 할 만큼 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주어진 일을 잘 해냈을 때 상사가, 인사팀이 먼저 알아보고 걸맞은 보상을 주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없다는 걸 우린 알고 있습니다. 잘하는 사람은 자기 PR도 잘합니다. 자기 영역도 잘 지킵니다. 그런 사람이 인정받는 게 기업 조직이 돌아가는 순리입니다. 어떤 분의 말처럼 할 만큼 하고도 인정을 못 받고 있다면 그것도 무능력입니다.
회사의 의사결정이 어떤 흐름으로 이루어지는지 파악한 사람은 일도 더 잘 해냅니다. 어떤 일을 해내기 위해 누구에게 부탁해야 하는지 어떤 상사에게 어필해야 하는지를 알기 때문이죠. 딱 필요한 사람에게 다가가 원하는 걸 얻어내기 때문에 누군가에겐 얄밉게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일을 더 잘 해내는 사람은 바로 이런 사람들입니다.
3. 때론 정치가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정무 감각, 평판을 잘 관리하고 상대의 환심을 살 줄 알고 여론을 움직이기 위해 어딜 건드려야 하는지 아는 능력이죠. 정치인들이나 공무원에게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하겠지만 생각보다 비즈니스의 여러 부분이 이 정무감각에 의해 좌우되기도 합니다.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그렇습니다. 이해관계가 복잡해질수록 객관적인 평가나 판단이 어려워지면 정무적 요소가 의사 결정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정무 감각이 있다는 건 바꿔 말해 현실 감각이 있다는 말입니다. 현실 감각이 있으면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합니다. 여러 이해 관계자 중 누구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지 알고 누구에게 밉보이면 안 된다는 걸 파악하면 리스크는 최소화하고 효과는 극대화하는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종종 우리는 기업이 이해할 수 없는 판단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뉴스를 봅니다. 담당자의 정무감각이 부족해서 일어난 사단인 경우가 많습니다.
4. 능력 없는 사람이 정치로만 성공하는 조직이라면 떠나라
정무감각이 좋은 사람은 자기 일도 잘 해내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맡은 일도 잘 못하는 사람이 사람 간 관계를 잘 다루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그들의 노련함을 혐오하기보단, 관심을 가지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능력이 없어서 정치에만 집중하는 사람도 있죠.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이런 직원은 자연스럽게 도태됩니다. 경영진이 바보가 아니니 실력으로나 정무 감각으로나 회사에 도움 되지 않는 사람을 높게 대우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종종 어떤 조직에서는 상사의 비위만 잘 맞추는 사람이 승승장구하기도 합니다. 십중팔구 그런 직원을 두고 있는 리더도 자기 영향력을 키우는 데에만 집중하는 사람이거나, 더 이상 회사를 성장시킬 생각은 없이 좋은 소리만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일 확률이 높습니다. 만일 그런 회사에 몸 담고 있다면 비즈니스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신호입니다. 그런 확신이 든다면 과감히 떠나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정체된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로 하루하루 변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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