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영진과 이사회는 행동주의 주주들을 주로 악당이라고 생각한다.
1차적으론 경영진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며, 더 나아가선 전략, 조직 변화에 대한 행동주의자들의 요구가 기업 전략의 안정성을 위협할 때도 있어서다. 2023년 러셀 3000 기업의 23% 이상은 연례 보고서에 주주 행동주의를 주요 위험 요소로 꼽았다. 실제로 행동주의 주주들은 전례 없는 속도로 기업들을 공격하고 있다. 2023년 550개의 미국 기업이 행동주의 주주들의 공개적인 요구를 받았는데, 10년 전 326개와 비교하면 1.7배 증가한 숫자다. 지난 2년 동안 공개적으로 행동주의의 표적이 된 기업 수는 캐나다 25%, 아시아 13%, 유럽 24%씩 증가했다.
2. 행동주의가 전 세계적 현상이 된 지금, 경영자는 더 이상 주주 행동주의를 리스크로만 생각해선 안 된다.
연구에 따르면 행동주의 캠페인은 통상 2~10%의 주가 상승을 유발한다. 아주 저명한 행동주의자의 경우 개입 의향만 밝혀도 20% 상승을 가져온다. 일반 투자자들이 행동주의자들이 가져올 수 있는 변화에 그만큼 낙관적이란 의미다. 행동주의자들이 기업을 해체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럴 때조차도 무작정 막기보다는 주주들과 협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경영진은 행동주의자처럼 생각해야 한다. 10년 연구 결과 행동주의자 플레이북의 세 가지 구성 요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3. 성과 실패와 조직의 취약점 연결하기
행동주의자의 성과는 대개 '주가'로 요약된다. 행동주의자는 주가에 반영된 실적 부진이 회사의 경영, 운영 또는 전략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파고든다. 이용할 만한 레버리지 포인트를 찾아내 회사에 불리한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불건전한 M&A 거래, 잘못된 자본 배분, 취약한 거버넌스, 지속가능성 리스크 등이 대표적이다. 경영자는 행동주의자와 같은 기법과 접근 방식으로 회사의 취약점을 조기에 인식하고 개선해야 한다. 예를 들어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의 화법은 "주주들의 뜻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AI 기반 분석에 따르면 헤이스팅스는 화자의 독립과 통제에 대한 욕구를 반영하는 '대리인 기반 언어'를 썼다. 주주에게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고도 2011년 이후 10개에 달하는 행동주의 주주들에게 25건의 요구를 받은 배경이다.
4. 행동계획을 개발하고 소통하기
행동주의자는 문제 파악 후 해결책을 정의하고 제시하려 노력한다. 이를 위해 보통 두 가지 방법을 실행한다. 먼저 외부 전문가 영입이다. 행동주의 펀드 스타보드 밸류가 레스토랑 체인 지주사 블루밍 브랜드의 지분을 10%가량 인수했을 때 데이비드 조지 다든 레스토랑 전 COO를 영입한 것처럼 말이다. 다음은 이해관계자 소통이다. 행동주의자들은 다양한 대중 채널을 활용해 자신들이 제안하는 개선안을 알리고, 아이디어 정당성을 피력한다.
경영진이 이런 캠페인을 공격할 경우 대결 구도를 강화하고, 결국 행동주의자들의 목표가 충족되는 결과를 낳곤 한다. 경영자는 이들이 제안하는 아이디어를 기꺼이 받아들이며 존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제시받은 솔루션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독일의 제약 및 농업 대기업 바이엘이 2023년 행동주의자 펀드 세 곳의 동시다발적 요구에 대해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그들의 아이디어대로 회사 사업부문을 분리하고 배당금을 95% 삭감한 것처럼 말이다.
5. 변화를 지지하는 내러티브 만들기
경영진이 적대적 방식으로 대응하면 행동주의자들은 회사의 리더십을 문제 삼으며 맞서 싸운다. 그리고 변화를 촉구하는 내러티브를 가지고 현 경영 체제를 뒤흔든다. 경영자는 적대가 아니라 자신만의 설득력 있는 내러티브로 대응해야 한다. 다른 주주의 지지는 결국 더 좋은 스토리를 가진 쪽이 이끌어 낼 수 있다. 이탈리아 로시냐노 지역의 공장에서 화학폐기물을 처리하는 벨기에 기업 솔베이의 예가 있다. 행동주의 펀드가 환경 문제를 거론하며 CEO 해임을 요구했지만, 솔베이 이사회는 주주 공개서한으로 침착하게 대응했다.
CEO에 대한 지지 의사, 그리고 공장의 환경적 요인에 대한 다양한 검증 결과, 당국 및 기관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널리 전하며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경영자는 행동주의자의 잘못 보다는 회사의 전략에 초점을 둔 내러티브를 만들어야 한다. 주주를 유권자처럼 생각하면서 대외적 광고가 아니라 직접적 대화를 하고, 투자 목표가 회사와 일치하는 주주들을 편드는 형태로 내러티브를 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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