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절반이 갔다. 어느새 벤처투자자로서 일하는 시간보다 사업을 하는 포지션이 된 시간이 3배가 넘어간다. 투자자와 사업가의 차이는 생각보다 매우 큰 것 같다.
거의 12년째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는 결코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은 점들이 많다. 몇 가지 떠오르는 것을 보면,
1. 계획대로 되는 게 단 한 가지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10가지 가설을 실행하다 보면 그래도 되는 게 2-3개는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10개를 시도해도 (야속하리만큼) 단 1개도 계획대로 되는 게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 게 다반사다.
2. 휴가 등을 내서 자리를 비우면 반드시 그 기간 동안에 문제가 터진다.
휴식, 리프레쉬 등을 이유로 짧건 길건 약간의 휴가를 세팅하고 나면, 공교롭게도 반드시 그 자리를 비우는 기간 동안에 문제가 터지고, 그래서 휴가는 물거품이 된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미리 휴가 기간을 잡을 수 없다.
3. 가끔 생각했던 정도의 성과가 난다.
관련된 구성원들과 celebration을 하고 나면, 한 달 이내에 반드시 큰 문제나 예상치 못한 negative event가 생긴다. 그래서 좋은 일이 생겨도 온전히 즐기거나 축하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걸 보면 내가 굳이 왜 이런 고생길을 굳이 택해서 가야 하나 싶다가도, 가뭄에 콩 나듯이 다들 안될 거라 얘기했는데 1년에 한두 번 정도 되는 이벤트를 겪다 보면, 이게 참 마약처럼 중독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고생길인줄 알면서도, 다시 일어나서 할 수밖에 없는 변태 같은 중독성.
그래서 여러 갑론을박이 있더라도 창업자들 사이에는 무언의 공감대라는 것을 깔고 간다. 각기 지고 있는 무게는 다르더라도 큰 짐을 지고 가는, 그 과정에서 나름의 희열 포인트가 있는 변태 같은 돌연변이종.
'사업 > 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케팅 영감 콘텐츠 큐레이션 (feat. 트렌드와 마케팅인사이트) (0) | 2024.07.31 |
---|---|
100만 릴스 만드는 방법 (feat. 팬을 만드는 릴스 레퍼런스 TOP 7) (2) | 2024.07.11 |
주주 행동주의에 응답하는 방법 (feat. 기업에게 위협일까? 기회일까?) (1) | 2024.07.09 |
현재를 주도하고 있는 10가지 마케팅 트렌드 (feat. 변화의 시대) (0) | 2024.07.08 |
포천 500대 기업, 중국 만년 2위일 이유? (feat. 도광양회) (0) | 2024.06.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