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하루였습니다. 영업은 전선(戰線)에서 이뤄지니까요. 반복되는 이동과 짧은 미팅들, 땀에 젖은 셔츠, 미팅 중에 은근히 내비쳐지는 갑질까지. 모두 좋습니다. 직장인이라면, 프로라면 감내해야 할 것일 테니.
퇴근 무렵이 다 되어 들어온 사무실. 화기애애합니다. 일단 앉아서 미팅록을 작성하기 시작합니다. 내심 오늘의 성과를 빨리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갑자기 주변이 부산스러워집니다. “그래, 오늘은 소고기로 하자, 김 대리는… 응, 정리하고 들어가” 썰물 빠지듯 모두가 나갑니다. 홀로 남은 사무실, 최선을 다했던 나의 하루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관계. 정의 내리기도 어렵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것은 우리의 직장생활을 많이 좌우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힘을 쏟아야 하나. 아니, 근본적으로 일하러 온 회사에서 왜 직원들끼리 관계를 맺어야 할까.
1. 관계가 중요한 건 옛날일?
직장 내에서의 관계는 어쩌다 중요해졌을까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 아래에서 중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입사할 때 사수는, 내가 차장이 되면 이사가 돼 있을 것이고, 여전히 내 옆에 앉아있을 가능성이 높았을 시절에요. 좋든 싫든 앞으로 20년을 같이 지낼 사람이라고 하면 어떻게든 잘 지내는 게 맞았겠죠.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회사 3년 다니면 “오래 다녔네” 소리가 나옵니다. 관계를 맺을 시간에 성과를 내거나 차라리 자기 계발을 하는 게 낫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입사할 때 사수는 3년 뒤에 남남이 될 가능성이 크니까요.
2. 당파 싸움엔 장점도 있다
솔직히 인정해 봅시다. 우리가 우러러보는 대기업들에는 모두 당파 싸움이 있습니다. 저 꼴로 돌아가면 회사 망할 것 같은데, 오히려 잘 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좋든 싫든 회사에서 특정 파벌로 분류된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목격도 하셨을 겁니다. “김 이사한테 밀릴 거야?” 우리 쪽 박 상무는 더욱 악착같이 일합니다. 그 과정에 소모전도 있지만 경쟁이 주는 장점도 적지 않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사내 파벌을 알고도 모르는 척 두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3. 선을 지켜라, 나를 지켜라
회사 내 관계 유지의 필요성은 사람마다, 직장마다 다를 겁니다. 다만 잊지 말아야 할 원칙도 있습니다. 관계는 어디까지나 양념일 뿐입니다. 종종 “줄만 잘 타면 만사형통”이라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업무 능력에 대한 열등감의 반증입니다. 무엇보다 일의 성과가 관계에 의해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관계는 일을 더 잘하고, 나의 성공을 좀 더 당겨줄 수 있는 도구로만 활용해야 합니다. 오늘 저녁에 팀장님이랑 소고기 먹으러 간 최 대리를 보면 불안한 마음이 앞설 수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오늘 셔츠를 적신 땀을 이길 것은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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