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 이놈의 회사. 빨리 때려치우고 집에서 놀고먹으면 좋겠네” 젊었을 땐 이 말을 뭐 그리 호기롭게 했던지요. 지금은 차마 입에 올리기도 어렵습니다. 입에 올리면 갑자기 인사팀에서 “네, 그럼 내일부터 그리 조치하겠습니다”하고 따라올 것만 같습니다. 이놈의 회사에 언제까지 머물고 싶습니다.
여전히 젊은것 같은데 쉬이 피로합니다. 여전히 젊은것 같은데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이 어렵습니다. 여전히 젊은것 같은데 젊은 직원들의 언어를 이해 못 하겠습니다.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상상도 못 해본 나이가 되었습니다. 40대 후반입니다. 첩첩산중 은퇴준비 : 60세 정년은 옛말입니다. 55세까지만 버텨도 기적 소리를 듣습니다. 임원 자리는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다들 40대에 미리 준비하라 합니다.
말이 쉽죠. 일단 몸이 안 움직여집니다. 준비를 하려면 퇴근 뒤에 공부도 하고 뭘 좀 알아봐야 하는데, 집에 도착하면 몸이 천근만근입니다. 새로운 공부를 한다 해도 걱정입니다. 갈 길이 멀어도 너무 멀죠. 어느 세월에 월급을 받을 정도로 새로운 기술을 익힐 수 있을까요.
마음은 점점 급해집니다. 코로나는 은퇴 시기를 더 당길 것이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코로나와 같은 예상치 못한 변수를 기술로 극복하려는 시도들이 늘어나고 있어서요.
1. 어설픈 준비는 의미 없어
“치킨집 하면 100% 망한대, 일단 어떻게든 자격증 하나 따 놓는 게 최고야”라는 말도 종종 들립니다. 반만 맞는 말입니다. 막상 자격증을 따고 일자리를 얻어도 결국 본인이 힘들어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하지요. 내가 밟아온 커리어도 결코 쉽지 않았는데, 새로운 커리어라고 수월할 리가요. “은퇴 후 소일거리 찾기”정도로 접근하면 될 일도 안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2. 제대로 된 은퇴준비 4 계명
다만 우리는 스스로의 은퇴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죠. 어느 정도의 사전적 준비는 필요합니다. 어설프게 준비하는 것이 의미 없다고 하면, 어떤 준비가 제대로 된 준비일까요?
1) 건강을 챙기자
너무 뻔해서 사실 강조할 필요도 없지만, 제1 우선순위는 건강입니다. 20대의 새로운 도전도 힘든데 50대의 새로운 도전은 더 힘듭니다. 20대는 젊음이 버텨주지만 50대에는 내가 젊음을 만들어야 합니다.
2) 한걸음 앞선 이직도 고려하자
아예 은퇴 후의 완전히 다른 커리어를 준비하기보다는, 내 커리어에서 은퇴 연령이 다가오기 전에 한걸음 앞선 이직을 하는 것도 여러 분들이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지금보다는 조금 작은 회사에 조금 적은 연봉으로 옮기는 것이지요. 직장이라는 테두리 안 해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3)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자
내 분야에서 ‘전문가’라는 자부심으로 살아왔지만 막상 남 앞에서 “당신이 정말 잘하는 것에 대해 얘기해 보라”라고 하면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뭔가 있긴 있지만, 한 번도 제대로 정리해 본 적이 없는 것이죠.
“이 분야만큼은 나 말고는 누구에게도 들을 수 없는 지식과 노하우가 있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한판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대단한 것 아니어도 좋습니다. 아주 작은 지식이라도 그걸 필요로 하는 시장은 있습니다. 그것만으로 인생 2막의 시작점은 잡을 수 있습니다.
4) 결국 즐길 수 있는 일을 하자
새로운 도전은 고됩니다. 상술한 대로 50대의 도전은 더더욱 고됩니다. 그 일을 하면서 즐길 수 없다면 버티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생존’을 위한 인생 2막 실험이 대부분 실패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생계와 성공 등에 밀려있던 ‘내가 좋아하는 일’을 시작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입니다. 결국 즐기는 자를 이길 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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