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한반도에 영향을 준 첫 태풍인 ‘종다리’가 예상보다 이르게 소멸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20일) 오후 9시 흑산도 약 30km 해상에서 종다리는 열대저압부로 약화됐다. 열대저압부란 태풍이 되지 못했거나, 태풍에서 약화된 저기압을 뜻한다. 힘을 잃었다는 뜻이다. 전국적인 피해는 남기지 않았지만,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었던 제주를 포함한 일부 서남해안 지역에서는 피해가 발생했다.
최근 국내 한 연구팀은 지난 2022년 국내에 큰 피해를 입혔던 ‘힌남노’급 초강력 태풍이 향후 5년 주기로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특히 2050년대에는 2~3년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초강력 태풍 발생이 더 빈번해질 수 있다는 것. 기후변화로 인해 일반 태풍 발생 빈도도 실제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아직까지 태풍으로 인한 대규모 피해 신고는 없지만, 우리나라는 9월까지 태풍이 집중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안심할 수 없다. 태풍 발생 시 주의해야 할 행동요령을 미리 알아보자.
1. 태풍 발생 핵심 행동요령
행정안전부는 국민재난안전포털(http://www.safekorea.go.kr)을 통해 태풍의 진행별 행동요령을 안내했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 소개된 핵심 행동요령은 다음과 같다.
1) 태풍 예보 시
TV, 라디오, 스마트폰 등에서 태풍이 예보된 때에는 거주 지역에 영향을 주는 시기를 미리 파악하여 이웃과 공유하고, 어떻게 대피할지 생각하고 가족이나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2) 태풍 특보 중
태풍이 시작된 때에는 이웃과 함께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외출을 삼가며 이웃이나 가족에게 연락하여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위험상황을 알려준다.
3) 태풍 이후
태풍이 지나간 후에는 이웃들과 함께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가까운 행정복지센터 등에 피해를 신고하여 보수보강을 하도록 한다.
2. 태풍 발생 상세 행동요령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는 핵심 행동요령에 이어 상세 행동요령도 안내하고 있다. 태풍 진행별 상세 행동요령은 다음과 같다.
1) 태풍 예보 시
태풍이 예보되면 가장 먼저 태풍의 진로 및 도달시간을 파악해 대피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때 재난정보는 TV, 라디오, 인터넷, 안전디딤돌 앱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위험지역에는 접근하지 말고, 대피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다. 접근하면 안 되는 위험지역에는 △산간 △계곡 △하천 △방파제 △저지대 △상습 침수지역 △산사태 위험지역 △지하공간 △노후주택 건물 등이 포함된다.
강풍과 침수에 대비해 건물, 시설물, 차량 등을 보호 조치한다. 강풍에 대비해 노후된 창문을 사전에 교체하고 옥외 설치물은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야외에 설치된 이동이 가능한 물건들은 안전하게 실내로 이동해야 한다. 외부에 노출되는 전선들이 누전되거나 감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선의 연결 부위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침수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서는 집 주변의 배수구나 하수구를 점검하고 막혀 있는 곳은 뚫어야 한다. 특히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에는 모래주머니나 물막이 판 등을 이용해 피해를 예방할 것이 권고된다.
또한 재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상수도 공급 중단을 대비해 물을 미리 받아놓고, 정전에 대비해 손전등과 배터리를 준비해야 한다. 비상시에는 가족과 함께 비상용품을 들고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미리 짐을 챙겨 놓는다. 아울러 어르신, 어린이, 장애인 등 주변의 대피 약자에게도 태풍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대피방법을 숙지시켜야 한다.
2) 태풍 특보 중
태풍 특보가 발효되면 외출을 자제하고 기상상황과 거주 지역 주변의 위험상황, 재난정보를 수시로 확인해 파악해야 한다.
태풍 예보 때와 마찬가지로 위험지역에는 절대로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이때는 태풍 예보 시의 위험지역에 더해 △침수된 도로 △지하차도 △교량 △공사장 △가로등, 신호등, 전신주 등 △옹벽, 축대, 비탈면 등도 위험지역으로 포함된다. 특히나 어촌, 농촌의 경우 선박이나 논둑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외출하는 행위는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 침수나 붕괴, 산사태 등이 예상돼 대피가 필요한 경우에는 대피 약자와 함께 대피한다.
현재 태풍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실내에서도 안전 수칙을 지킨다. 출입문과 창문을 닫아서 파손되는 것을 예방하고, 창문과 유리문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창문이 없는 방이나 집의 제일 안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때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가스를 사전에 차단하고, 전기시설은 만지지 않도록 한다.
운전 중이거나 야외활동 중에 태풍 특보가 발표됐다면 즉시 실내로 이동해야 한다. 운전 중에 강풍이 발생하는 경우 차가 차선 밖으로 밀릴 수 있으니 안전거리 유지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주변 차량에 주의해 속도를 줄이고, 사고를 줄이기 위해 방어운전을 할 것이 권장된다.
3) 태풍 이후
태풍이 지나간 후라도 피해 지역에는 접근하는 것은 지양한다. 지반이 약해져 땅이 무너지거나 시설물이 파손돼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과 지인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지인의 실종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고립된 지역은 119나 행정복지센터 등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만약 태풍 발생 중 안전 지역으로 대피한 경우, 태풍이 모두 지나간 후에 집으로 복귀해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신고한다. 가까운 시·군·구청이나 행정복지센터의 전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고할 수 있다. 이때 파손된 사유시설을 복구하기 전에는 사전에 반드시 사진을 찍어놔야 한다.
거주 지역이 침수됐었다면 한국가스안전공사 및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안전점검을 받은 후에 주택을 이용해야 한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점검 전에는 가스가 누출됐을 수 있으니 가장 먼저 집을 충분히 환기시켜야 한다. 수돗물과 식수는 오염 여부를 확인한 후에 사용하고, 침수된 식품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빠져나가는 물에 가까이 가서는 안 된다.
차량 내부에 머물다가 강풍으로 인해 전력선이 쓰러지면서 차량에 닿아 있는 경우, 섣불리 밖으로 나오려 하지 말아야 한다. 차 안에 머무르면서 차의 금속 부분에 몸이 닿지 않도록 주의하고, 119에 연락해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 외에 △신고 전화나 △임시주거실 안내 등을 받을 수 있는 주요 기관 연락처 △안전수칙 교육 영상 △대피 약자와 보호자가 숙지해야 할 행동요령 등의 정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3. ‘종다리’ 갔지만 덥고 습한 날씨 예보돼
한편 종다리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남겨진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당분간 전국에 비가 예보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늘(21일)은 태풍 종다리에서 약화되는 열대저압부의 동쪽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릴 예정이다.
비가 쏟아지면서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지만, 비가 그친 후에는 오히려 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의 경우 체감 기온이 밤에도 30도 안팎으로 유지될 것이 예보됐다. 상대 습도는 최대 90%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전문가들은 이를 ‘습식 사우나’라고 표현하며 기온 상승에 대비할 것을 경고했다. 고온다습한 날씨는 건강에 여러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각별히 유의할 것이 당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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