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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를 재밌게 보신 분들 중에 아직도 이 드라마를 안 보신 분이 있다면 부럽습니다. 디즈니플러스에 있는 <더 베어>는 미국 요식업계 종사자의 상당수가 왜 정신과 진료를 받는지를 간접적으로 알려주며, 역시나 요식업을 하셨던 제 아버지 가게의 첫날,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장사가 판매자에게도 얼마나 악몽 같은 기억을 남길 수 있었는지를 다시 떠올려주기도 하는 드라마입니다. 이걸 보고 나면 <흑백요리사> 속 요리사들이 좀 더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드라마의 문법도 굉장히 희한한데, 보통 이런 가게를 소재로 하는 이런 종류의 군상극 드라마는 매 에피소드마다 피카레스크식 구성처럼 하나의 갈등이 발생/해결을 반복하고, 이러한 에피소드들이 누적되며 주인공을 관통하는 큰 줄기의 갈등이 서서히 드러나는 구조로 전개되기 마련입니다.
근데 이 드라마는 그런 호흡이 아닙니다. 이상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각 에피소드 속 사건들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굉장히 중요해 보였던 갈등이 어떻게 해결됐는지도 모르게 지나가기가 태반입니다. 심지어 회차별 러닝타임도 제멋대로예요. '한 편에 몇 분짜리 드라마다'라고 이야기하기도 애매합니다. 근데 재밌어. 보게 돼. 이상해. 특이해.
특히 시즌1의 일곱 번째 에피소드는 영상예술을 통틀어 반드시 봐야 하는 원테이크 연출 중 하나라고 기록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유명한 <칠드런 오브 맨>의 시퀀스와 비견할만합니다. 결론은 이거 보고 <흑백요리사> 보면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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