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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2

홍상수 감독의 영화, 수유천 감상평 (feat. 여전히 날고 있다.) 홍상수 영화 [수유천]을 봤다. 언제나 그렇지만 홍상수 영화는 언제나 홍상수 영화스럽다는 느낌을 주다가도 또 한 번 변한 것인가 싶기도 하다. 가령, 첫 장면에서 개천 가에서 그림을 그리는  김민희를 가운데 두고 잡은 카메라는 정지한 상태에서 천천히 클로즈업을 해가는데 김민희는 왼쪽 밑으로 화면을 빠져나가고 화면에는 잡초 우거진 천변풍경이 잡힌다. 보통의 경우라면 주인공이 빠져나간 화면을 '빈' 화면으로 느끼는데 카메라가 클로즈업 동작을 계속하기 때문에 묘한 느낌을 준다. 마치 거기에 인간이 아닌 어떤 사물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카메라 워킹이다. 마지막 장면도 그렇다. 주인공을 다급하게 불러대는 목소리 앞에 깔린 바위 계곡 풍경에서 갑자기 나타난 김민희가 뜬금없이 밝은 표정으로 "아무것도 없어요.. 2024. 9. 26.
20세기 철학의 최대 화두, 이성에서 언어로 (feat. 언어론적 전환) 20세기 철학의 최대 화두의 하나는 언어다. 그런데 그것은 철학사적으로 육체[몸]의 발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육체의 발견이 있었다는 것은 철학함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암시한다. 인간에게서 본질적인 것이라 여겨졌던 모든 것이 다 육체 안에서 육체가 주도해서 벌이는 활동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관점이 자리를 잡는다. 무시간적, 초역사적 절대 주체가 있어서 역사와 시간을 초월하여 모든 인간에게 두루 통하는 진리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내던져진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시간의 흔적이 담긴 진리의 형태를 자신들의 유한한 표현수단으로 자기 것으로 만들며 전해줄 뿐이다. 근대의 인식론적 사유 틀에서는 초월론적 [선험적] 주체 또는 자아가 핵심개념의 자리에 있었다. 여기에서 “초월론적”은 “대상을 구성하는.. 2024.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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