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 특별한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평소 운동을 잘하지 않거나 단백질 섭취량이 부족하면 서서히 근육량이 줄어드는 ‘근손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게다가 당뇨병 때문에 혈당이 잘 떨어지지 않는 경우라면 근육 손실이 더욱 빠르게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높은 혈당이 왜 근육 손실을 유발하는 것일까?
1. 근육 세포 손상되고 염증 수치 높아져 근육 손실…악순환 빠질 수도
당뇨병을 앓으면 인슐린 기능이 떨어지면서 혈액 속의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이때 근육세포는 포도당 대신 근육 세포 내 단백질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며, 근육 내 대사 과정을 방해해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게 된다. 이로 인해 근육 세포의 기능이 약화되고 근육량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고혈당 상태에서는 혈액 속에 당화혈색소 등의 최종당화산물이 많아지게 되는데, 이는 몸속 염증 수치를 높이는 주원인이다. 최종당화산물이 혈관 벽에 달라붙어 염증을 유발하면 근육 세포가 쉽게 손상되고, 재생이 잘 되지 못하면서 근육 손실이 더욱 빠르게 일어나게 된다. 이렇게 염증 반응이 지속되면 당뇨병성 말초혈관질환과 같은 합병증이 더욱 쉽게 발병할 수 있으며, 병이 진행될수록 신체 활동이 더욱 어려워지는 만큼 근육이 손실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근육이 손실될수록 신진대사율이 감소해 더욱 비만해지기 쉬우며, 면역력이 떨어져 당뇨병 외에도 각종 감염성 질환에 쉽게 걸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뼈를 지지하는 근육이 빠져나가면서 골다공증, 골절 등의 근골격계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도 문제다. 이렇게 골절을 입으면 뼈가 붙는 동안 거동이 불편해지고, 활동량이 저하돼 근육이 더욱 많이 손실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만큼 평소 근육량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2. 혈당 조절이 가장 중요…단백질 적당히 먹고 근력 운동해야
당뇨병 환자가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적정 범위 내로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른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목표는 공복혈당 80~130mg/dL, 식후 2시간 혈당 180mg/dL 이하, 당화혈색소 6.5% 미만이다. 이를 위해서는 혈당강하제나 인슐린을 사용한 약물 치료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며, 식전·식후 혈당의 변화를 확인하면서 평상시의 식단을 잘 조절해야 한다.
근육 손실을 줄이기 위해 무턱대고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단백질은 탄수화물에 비해 흡수 속도가 느려 식후 혈당을 급격히 높이지는 않지만, 다음 식사 전 혈당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당뇨병으로 인해 신장 합병증이 발생했다면, 요소나 크레아티닌 등의 단백질 대사산물이 제대로 빠져나오지 못해 오히려 몸에 좋지 않을 수 있는 만큼 단백질 섭취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단백질은 하루 총섭취량의 10~20% 정도로 구성하면 되며, 동물성 단백질 외에 콩류, 견과류에 풍부한 식물성 단백질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때 유산소 운동만 집중하기보다는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근력 운동은 근육 감소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당화혈색소 조절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으며, 인슐린 민감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근력 운동은 근육이 충분히 회복과 합성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1주일에 주 2~3회 정도 하는 것이 좋다. 만약 매일 근력 운동을 하고자 한다면 하루는 상체 운동, 하루는 하체 운동을 하는 방식으로 나눠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너무 자주 같은 부위의 근력 운동을 하거나 고강도로 무리한 운동을 하면 간에서의 글리코겐 합성을 유도해 순간적으로 혈당이 오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치솟은 혈당은 잠시 휴식을 취하면 금세 낮아지지만, 인체에 부담을 줄 수도 있는 만큼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낮은 강도의 맨몸 운동부터 시작해 서서히 중량과 횟수를 늘려 가야 하며, 중강도 정도의 운동을 여러 차례 나눠서 하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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