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의 뜨거운 삶의 현장.
BTS, 봉준호, 손흥민, 디아지오 Let’s Go. 9월 초, 상하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SNS에 이렇게 적으면서 떨리는 심장을 움켜쥐었다. ‘월드클래스’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기도 훨씬 전부터 디아지오는 동명의 바텐딩 대회를 열었다. 올해로 15회째. 월드클래스는 지금 명실공히 세계 최대 규모의 바텐딩 대회다.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1만 명이 넘는 바텐더가 참가한다는 수치를 굳이 보지 않아도, 에디터의 팔로잉 목록 속 바텐더 대부분이 이 대회에 참가했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였다. 한국에서는 앨리스 청담 소속 김하림이 국가대표로 전 세계 총 46인 파이널리스트에 올랐다. 특히 올해는 제스트의 오너 바텐더 김도형이 한국 바 출신 바텐더로는 처음 심사 위원으로 선정되었다. “나, 열심히 살았네.” 그는 대회 심사를 맡은 들뜬 소감을 이렇게도 담담히 표현했다.
월드클래스는 매년 다른 도시에서 다른 주제로 열리는데, 올해는 상하이에서 ‘미래 유산 Future Legacy’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 대회를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로 치부할 수 없는 건, 최고의 바텐더들이 오래 고민한 결과를 대회를 통해 공유하고, 더 나은 바텐딩 문화, 커뮤니티의 장을 견고히 하며, 대회 후에도 칵테일을 통해 대중들에게도 바 트렌드와 철학을 전하기 때문이다.
고향과 상하이를 칵테일로 표현하는 돈 훌리오 챌린지, 기술 발전을 활용한 조니워커 블루 챌린지, 과거·현재·미래를 담는 텐커레이 넘버텐 챌린지, 배치 칵테일을 음악과 결합하는 싱글톤 챌린지까지 4가지 경합을 거친 뒤 톱 8인은 ‘팝업 바’를 주제로 파이널 챌린지에 참여하는 방식. 무대가 끝나고 난 뒤 심사위원이 참가자에게 “네 심사를 볼 수 있어 영광이었어” 같은 이야기를 건네는 걸 들을 땐, 당장이라도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 무수한 한 잔의 칵테일에 얼마만큼의 땀과 눈물이 담겨 있을지 나는 감히 상상할 수 없다. “대~한민국”을 목놓아 외치며 한국 대표를 응원했지만, 실은 칵테일이 사람과 문화를 잇는 뜨거운 접착제임을, 현장에서 다시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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