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들의 삶은 복잡하다. 정신이 없다. 분주하다. 일이 일을 만들고 엉뚱한 사람과 만나 쓸데없이 일을 벌인다. 방향성도 목적도 없이 계속 움직인다. 집중하지 못한다. 배우는 것도 목적도 없다. 명확하지 않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 어렵다. 걸리는 것도 따지는 것도 많다. 그야말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고수들은 단순하다. 뭔가를 단순하게 만드는 게 가장 복잡하고 어렵다. 단순함은 복잡함과 지난함, 마지막으로 깨달음의 단계를 지나야 얻을 수 있는 선물이자 열매다. 단순해지기 위해서는 고민과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단순함은 지혜의 상징이다. 단순함은 집중력이다. <일생에 한 번은 고수를 만나라>
최근 화제인 백종원의 ‘흑백요리사’의 한 장면을 예로 들어 보겠다. 이영숙 명인, 한식대첩 우승자이기도 하다. ‘장사 천재’로 알려진 조서형 사장이다. 한식계에 떠오르는 신성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영숙 명인은 시종일관 여유로웠고 움직임 하나하나에서 절도가 느껴졌다. 반면 조 사장은 패기가 넘치는 건 좋았지만 긴장한 모습을 감출 수 없었다. 시식 결과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이영숙 명인의 손을 들어줬다.
만일 블라인드 시식이 아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결국 음식의 본질은 맛이니까. 불필요한 것을 모두 배제하고 오로지 맛에 집중한 명인의 승리였다.
하지만 빛난 건 승자만이 아니었다. 조서형 사장은 퇴장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제가 10년 동안 되게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덜어냄의 미학을 몰랐다는 걸 오늘 정말 크게 깨달았습니다."
꽉 채워본 적이 있는 사람만이 비로소 덜어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담담하게 패배에 받아들이는 의연한 모습에서 조서형 씨의 단단함을 느낄 수 있다. 꽉 채우는 법을 배웠으니 앞으로 덜어내는 법을 배우면 된다.
오래간만에 정말 멋진 승부를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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