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운영에서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인적자원(Human Resources)입니다. 최근 HR업계에는 여러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치열한 디지털 인재 경쟁, 노동관계법 강화, 코로나 이후 달라진 조직문화가 대표적인데요. 그만큼 인사담당자들은 더 높은 수준의 직무수행 역량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고생 많이 하고 있다는 거죠.
인사담당자로서 소명의식이 있더라도 가끔은 지치고, 번아웃이 올 때도 있을 텐데요. 우리가 기분 좋게 일하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HR 업무와 사람의 속성을 이해하며 일하는 것입니다.
1.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적합도 판단
인사담당자가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키워드는 ‘핏’입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우리 조직에 맞지 않으면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현재의 제도를 무시하거나 무작정 해외 선진 기업의 사례를 도입하는 건 주의해야 합니다.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건 분명 필요한 일이지만 우수 사례의 취지와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우리 조직에 맞춰 적용해야 합니다.
2. 사람의 속성을 이해하라
인사담당자가 가장 열심히 하고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소통’입니다. HR과 관련된 불만은 소통이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설명이 부족하거나 경과를 공유하지 않아서 발생하곤 하죠. 듣고 안내하고, 또 듣고 다시 설명하는 일 자체가 인사담당자의 일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도 있겠지만, 다음과 같은 사람의 속성을 이해하면 비교적 수월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을 겁니다.
1) 사람은 자기중심적이다
사람은 자신의 생각과 이익을 우선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인사담당자는 시스템을 만들어 조직구성원이 자신을 직시할 수 있도록 상기시켜야 합니다. 동료 간 피드백, 프로젝트 종료 후 성과 리뷰, 역량에 대한 진단, 일상적인 피드백 코칭 등을 활용할 수 있겠죠.
2) 사람은 자기 결정권을 원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조직은 공동체이기 때문에 합의된 룰이 필요하죠. 인사담당자가 해야 할 역할은 공동의 룰을 만들어 이를 지키도록 하는 것입니다. 너무 거창한 제도나 규정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는 행동은 서로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팀 내에서 또는 회사 전체적으로 이런 행동은 하지 말자는 구체적인 가이드를 수립해야 하는데요. 이때 가이드는 독단적으로 결정하기보다 구성원의 참여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3) 사람은 이성적 동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합리적인 제도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직원이 있다면 제도를 수정하기 전에 사람과의 관계와 그 사람의 과거 경험을 들어보세요. 상사와의 갈등, 조직으로부터 받은 부정적인 경험이 합리적 판단을 가로막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일대일 미팅을 많이 가지라고 말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4) 사람은 고쳐 쓰기 힘들다
물론 ‘고쳐진다’는 믿음으로 육성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부족한 사람을 뽑아서 육성하기보다 알맞은 사람을 채용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여기서 인사담당자가 주의할 점은 고쳐지기 어려운 것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인사담당자는 고칠 수 있는 요소와 고치기 어려운 요소를 구분하고, 고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야 합니다. 가령 대화를 할 때 ‘공감능력을 기르라’는 피드백보다 ‘대화할 때 핸드폰은 안 봤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이 훨씬 개선하기 쉽겠죠.
5) 경험은 독이 될 수 있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경험을 통해 더 좋은 성과를 냅니다. 하지만 경험은 확증편향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리더는 대부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판단이 현재 상황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경험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의 언행을 판단하거나 부정적인 추론을 하면 오해가 생기기 쉽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확증편향의 오류에 빠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사담당자는 리더가 확증편향에 빠져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6) 사람은 원래 잘 안 변한다
네 번째 특성과 연결되는 항목인데요. 사람은 변하기도 어렵고 설사 어떤 계기로 변하더라도 긴 시간이 소요됩니다. 개인적인 체질 개선만큼 어려울 것입니다. 한 번의 이벤트로 사람이 변하기를 기대하지 말고, 한 번 공지했다고 이해했을 것으로 생각하지 맙시다. 같은 말을 여러 번 하고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완벽한 인사제도는 없습니다. 완벽한 평가와 완전히 공정한 보상도 불가능하고요. 다만 여러 사람이 볼 때 절차가 공정하게 느껴지고 결과도 다수의 동의를 얻으면 성공인 거죠.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에 도움을 주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서 ‘그렇다’라고 느껴져야 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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