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엔 회사에 헌신하는 게 미덕으로 여겨졌지만 요즘엔 다릅니다. 회사에 헌신하고 희생하는 사람은 미련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습니다. “회사 일에 죽자고 매달려봤자 떨어지는 것도 없어”, “받는 만큼만 일해” 같은 말이 흔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지난주 커뮤니티에는 “저는 회사 일에 진심인데, 비정상인가요?”란 내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회사에 대한 헌신이 이해받지 못하는 요즘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일을 열심히 하려는 내가 정말 미련한 거냐는 고민이었죠. 커뮤니티의 조언자들은 어떤 의견을 남겼을까요.
1. 회사가 내 미래를 보장해 줄 수 없는 세상
회사에 헌신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인식이 바뀐 배경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강했습니다. 한 번 좋은 회사에 들어가면 그 안에서 인정받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늦게까지 야근하는 사람이 박수를 받았죠. 일개 직장인이라면 그게 최선이었습니다. 많은 회사가 열심히 일하는 나의 미래를 평생 보장해 줄 수 있었으니까요.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면서 이제는 굴지의 기업도 하루아침에 위기에 놓이기도 하는 시대가 됐죠. 소속이나 직급만으로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게 된 겁니다.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데 미래를 보장해주지도 않는 회사에 맹목적으로 헌신한다? 일견 바보 같은 일로 보일 수 있는 거죠.
2. 일하는 목적이 달라졌을 뿐
“회사가 더 이상 내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기 때문에 맹목적인 충성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입니다. 한데 근면성실한 자세 자체를 비웃는 목소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일은 그냥 대충 해도 돼. 어차피 보장 안 해주니까”라는 마인드죠. 이는 너무 회의적이면서도 본질을 놓친 주장입니다.
열심히 하는 목적이 ‘그렇게만 하면 회사가 나를 보장해 주니까’에서 ‘스스로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로 바뀐 것뿐입니다. 다만 목적이 변화하면서 목적을 이루는 방법도 다양해진 건 사실이죠. 회사에서 큰 성과를 내어 내 가치를 높일 수도 있고 회사에서 얻은 근로 소득을 바탕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해 경험의 폭을 늘릴 수도 있고요. 가치관의 차이이기에 사람마다 방법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회사에 헌신하는 것이 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야근하는 것이 손가락질받을 일은 전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물론 회사에 대한 헌신이 내게 남기는 게 있는지를 판단하려는 노력은 계속해야 합니다. 아무런 발전도 없이 그저 갈아 넣어지고만 있다면, 회사에 맹목적으로 헌신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할 수 있겠죠.
3. 지금의 노력은 언젠가는 결실을 맺는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지금 어떤 노력을 해야 미래의 내게 도움이 될지 미리 아는 건 어렵습니다. 지금 하는 일이 향후에 어떤 열매를 맺게 될지 예측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그에 비해 확실한 건, 무언가를 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자산으로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설사 회사에 뒤통수를 맞더라도 열심히 일해 본 경험은 언젠가 결실을 맺는다”라고 말했습니다. 합당한 인정을 당장은 받지 못하더라도 그 경험이 향후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거죠. 물론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합니다. 목적을 잃지 않는 균형감이 필요하겠죠. 회사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고 성장하기 위해서라는 목적이요.
이런 현상은 기업 입장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직원들도 더 이상 그 회사의 직원이라는 이유로 헌신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말이니까요. 회사가 잘 돼야 나도 잘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줬을 때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생기고 그렇게 경영진과 구성원이 얼라인 된 기업이 될수록 경쟁력을 갖추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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