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달성을 위한 키워드, 단순한 원가 절감 아닌 관행의 개선

저비용 달성을 위한 키워드, 단순한 원가 절감 아닌 관행의 개선

 

"쿠크다스 위치로!" 코미디 프로그램 SNL의 직장인들 코너에 나왔던 에피소드를 기억하시나요? 회사가 긴축재정에 들어가면서 탕비실 간식을 제한하는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1일 1과자', '빵류 6등분 나눠먹기' 등의 혹독한 조치에 출연자 이수지씨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습니다. '쿠크다스' 하나 몰래 집어 먹으려다 걸려서 도로 내려놓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죠. 그런데 사실 웃음만 나오는 건 아닙니다.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절약'이나 자잘한 비용 줄이기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보려 하기 때문이죠. 지금도 어딘가 회의실에선 이런 이야기가 오가고 있을지 모릅니다. '에어컨 온도 1도 낮추기'나 '종이컵 대신 머그컵 쓰기' 같은 것들요.

 

프로세스 효율을 높이려는 노력도 여기의 연장선에 있는 기업이 많습니다. 어딘가 낭비되는 부분을 찾아 잘라내고, 빈 시간에 업무를 채워넣고, 인력을 줄이는 식이죠. 그런데 정말 이런 절약과 효율성 높이기가 기업 실적을 크게 개선해 줄 수 있을까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내용은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트레이더 조, 도요타 같은 저비용 선도 기업들의 사례를 들어 단순한 원가 절감 수준이 아니라, 조직 문화나 업계의 고질적인 관행 같은 더 큰 부분에 손을 대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요약하면, '비용을 줄이는 기업'이 아니라 '비용을 새롭게 설계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읽을 수 있겠습니다. 그러려면 사람과 기술에 더욱 투자하고, 구조적 상상력을 키워 새로운 표준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뚝심 있게 이끌 중장기 관점의 비전과 리더십도 중요하겠죠? 내용을 한 번 살펴보시고, 여러분의 조직에서도 '진짜 저비용'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1. '한푼' 집착해선 '진짜 저비용' 달성 못합니다

오랫동안 저비용의 선두주자 역할을 했던 기업들의 비결은 뭘까. 많은 이들이 효율성이나 규모의 이점, 아니면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광적으로 절약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통념과 달리 비용을 가장 덜 쓰는 기업들은 대체로 일하기 좋은 곳이다. 효율성을 개선하고 낭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기존 단계별 관리 프로그램과는 거의 관련이 없다. 종종 더 높은 급여를 제공하고, 직원들이 회사에 더 오래 머문다. AI 같은 기술과 사람에 경쟁사보다 더 많이 투자하고, 고객도 대체로 충성도가 높다. 최저비용의 단계에 올라서는 것은 주로 사람, 그리고 창의성에 관련돼 있다. 이는 대개 강력한 고객 중심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저비용 모범기업들은 혁신적, 창의적, 고객 중심적이다. 특정 기업 내부엔 경쟁사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을 훨씬 더 낮은 비용으로 설계, 생산, 납품할 수 있게 만드는 무엇이 있다. 필자의 연구 결과 이를 가능케 하는 특성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리더십, 조직, 문화이며, 둘째는 운영 체제의 설계와 실행이다.

 

2. 리더십, 조직, 문화

저비용 비즈니스 모델은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곧 경쟁업체가 모방한다. 고객을 만족시킬 더 비용 효율적인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아내야 한다. 모범 기업의 공통점은 크게 세 가지다.

 

1) 독특한 리더

사람에 대한 존중, 분산된 의사 결정에 대한 헌신, 변화를 일으키려는 열정을 갖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설립자인 허브 켈러는 직원이 사무실에서 웃어야 고객에게도 웃을 수 있다며 모든 직원을 존중하는 문화를 강조하며 회사를 이끌었다. 트레이더 조의 설립자 조 콜롬브는 자신의 식료품점을 독보적인 와인 매장의 하나로 만들기 위해 직접 포도밭을 사고 라이선스를 따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들은 리스크를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탐구해야 할 것으로 여겼고, 학습의 원천으로 삼았다. 대부분의 결정을 실험으로 간주하고, 그래서 노련한 직원을 소중하게 지키고 우수 인재를 늘린다.

 

2) 기초적인 업무 규율과 도구

비용 우위는 조직에 깊이 내재된 속성에 달려 있다. 풍부한 프로세스 지식, 세부사항에 대한 집착, 의사결정에 필요한 신뢰할 수 있는 실시간 운영 데이터의 수집, 프로세스 사양 및 운영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의 자체 개발, 모든 작업 단계에 대한 지속적인 단기 실험, 엄격한 채용 및 교육 관행 등이 포함된다. TSMC가 대만 반도체 제조업계에서 가장 앞선 칩 제조업체라는 위상을 얻게 된 것은 재료과학에 대한 깊은 지식과 더불어 워크플로를 설계하는 소프트웨어에 사용한 독자적인 코딩언어 덕분이다. 여기에 기초해 TSMC는 보다 정밀한 공정 설계를 달성하고 궁극적으로 생산 수율을 높일 수 있었다.

 

3) 모든 직급에서 더 큰 역할과 책임

조직 전체에 지능을 분산시키면 회사는 운영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다. 모범적인 저비용 기업은 조직 내 직급에 상관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이 직면한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도요타는 조달 담당 직원이 전체 공급업체와의 관계를 관리하는 식으로 다른 회사들보다 더 큰 역할을 수행한다. 도요타 구매 부서의 생산성은 경쟁사보다 훨씬 높으며(구매 담당 직원당 관리하는 공급업체 달러로 측정) 공급업체의 신뢰도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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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운영

모범 사례들은 다양하지만 다음의 몇 가지 기본 원칙을 공유한다.

 

1) 비용 절감을 위해 업계의 오랜 장벽을 제거하라

모든 산업은 가치를 더하지 않은 채 비용을 증가시키는 유산과 규범을 갖고 있다. 예컨대 프로그레시브 보험은 보험 계약자와의 소송으로 나가는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고 현장에 직접 보험 조정관을 파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2) 제품 디자인과 프로세스 디자인이 서로를 보강하도록 하라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염두에 두고 개발될수록 복잡성 관련 비용이 낮아지고 운영 흐름이 원활해질 잠재력이 커진다. 다양한 메뉴를 낮은 가격에 빠르게 제공하는 중국식 레스토랑을 생각해 보라. 제품과 프로세스가 완벽하게 일치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3) 회사를 고객과 연결시켜 비용을 절감하는 독창적인 다목적 기술을 개발하라

저비용 기업들의 차별화 욕구는 다목적 혁신에 반영된다. 세븐일레븐 재팬은 고객 데이터와 AI 기반 의사결정을 결합해 수요를 예측하고 매장 운영을 최적화한다.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운영 전반의 혁신에 해당한다.

 

4) 사이클 타임과 변동성을 관리도구로 활용하라

사이클 타임은 모든 단위 프로세스가 완료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짧은 주기와 낮은 변동성은 단위당 비용을 낮춘다. 짧은 주기에 인력은 더 적게, 시설은 더 짧게 쓰면서 처리량을 늘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알고리즘에 기반해 재고를 배치하고, 로봇을 활용해 물류 효율을 극대화한다.

 

경영진은 다음 세 가지 질문으로 우리 회사가 저비용 기업이 될 수 있을지 전망할 수 있다. '시작점으로 삼을 강력한 전략이나 운영 아이디어가 있는가?', '최저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는 능력과 인내심을 갖고 있는가?', '무엇이 우리의 발목을 잡을까?'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고객 경험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전략, 그리고 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리더의 결단, 마지막으로 혁신을 가로막는 기존 관행과 시스템 장애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단순한 원가 절감이 아니라 문화적 토대와 구조적 재설계를 통한 총체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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