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 고립감이라는 유행병(Our Epidemic of Loneliness and Isolation)'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이 지난 2023년 발간한 보고서의 제목입니다. 공중보건서비스단장이자 연방 의무총감인 비벡 머시는 "미국이 외로움 유행병에 직면했고, 이는 과소평가된 공중 보건의 위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외로움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의 안녕을 위협하는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는 건데요. 상황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실제로 보험회사 시그나가 올해 미국인 1만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외롭다'라고 답한 비율은 58%로 2018년(46%)에 비해 12% 포인트나 늘었습니다.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각종 통계는 외로움 문제가 세계 공통 이슈라고 지적합니다. 글로벌 조사기관 갤럽이 올해 6월 발간한 '2024 글로벌 직장 현황 보고서'를 볼까요. 전 세계 직장인의 20%는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35세 미만 직장인(22%)이 35세 이상 직장인(19%)보다 외로움을 더 많이 느꼈습니다. 사실 통계를 떠나, 우리 주변에서 외로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더 와닿는 이야기일 겁니다. 스스로 고독함을 느끼는 분도 적지 않으실 거예요.
독버섯처럼 퍼져 나가는 외로움과 고독감을 우리 모두의 문제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동의합니다. 굳이 누구나 얘기하는 '생산성 하락'이나 '사회적 비용 증가' 같은 측면으로 접근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저 우리가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간다는 사실 만으로도 설명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여러분 모두 마음속에 주변의 외로움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따뜻함 한 스푼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요.
다만 목표를 달성하려면 방법이 정교해야 하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내용은 직장 내 외로움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이유를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합니다. 핵심은 외로움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직시하는 겁니다. 인위적인 대면 근무나 팀 조직으로는 외로움을 해결할 수 없고, 보다 디테일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이번 글을 통해 여러분의 조직에서 외로움이라는 독버섯을 몰아낼 방법을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직장 내 외로움이란 독버섯을 몰아내려면
갤럽의 2024 글로벌 직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직장인 5명 중 1명은 직장에서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고용주가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문화적, 경제적, 인구통계학적, 기술적 요인을 포함한 현대 생활의 여러 측면이 외로움의 원인이다. 직장 내 외로움을 줄이고 인간적인 연결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생활 측면에서 변화시킬 수 있는 점들이 있다.
먼저 직원 외로움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① 외로움은 대면 근무로 해결할 수 있다?
→ 사실이 아니다. 원격 근무를 외로움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의 맥락을 놓치는 것이다.
② 팀이 외로움을 해결할 것이다?
→ 팀에서 일한다고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다. 친밀감이 실현되지 않으면 더 외롭다.
③ 외로운 직원은 직장에서 다른 직원보다 사회적 관계에 더 굶주린 상태다.
→ 역시 틀렸다. 소속 욕구와 외로움의 정도는 상관관계가 없었다.
④ 외로움은 조직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다.
→ 개인의 내재적 약점이나 결함 탓으로 치부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직장 내 외로움을 원격근무, 특정 직무, 개인적 특성 탓으로 돌리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 외로움을 진정으로 뿌리 뽑으려면 보다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① 외로움을 측정하라 : 검증된 도구를 사용해 직장 내 외로움을 체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② 업무 흐름에 여유를 더하라 : 직원들이 업무에 모든 힘을 쏟는 상황이 지속되면 상호작용에 시간을 투자할 수 없다. 시간을 확보해줘야 한다.
③ 연결 문화를 조성하라 : 조직의 일원이라는 점을 깨달을 수 있도록 서로 돕고 유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이른바 '연결의 문화'다.
④ 사교 활동을 업무 리듬에 녹여라 : 고용주가 빈번하고 강력한 사교 기회를 제공할 때 외로움을 덜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교 활동을 조직 생활의 규칙적인 흐름에 포함해야 한다.
⑤ 사교 활동을 단순하게 유지하라 : 고용주가 다양한 직원 그룹을 위한 맞춤형 환경을 반드시 만들 필요는 없다. 간단한 선호 옵션을 설정하고 오히려 단순하면서도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라.
⑥ 연결을 위해 각 업무 방식을 최대한 활용하라 : 근무 특성에 따라 적합한 사교 활동의 방식이 달라진다. 원격 근무에는 잡담 시간, 대면 근무에는 해피 아워를 운영하는 식으로 업무 방식에 따라 적절하게 사교 활동을 결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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