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밖 세상을 알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눈 뜨면 출근해서 눈 감을 때쯤 집에 가니까요. 많아봐야 십 수명 모여있는 우리 팀이 내겐 우주입니다. 이 우주에 있는 별들은 다 비슷비슷합니다. 비슷하다는 것은 종종 위안을 줍니다. 옹기종기라는 형용사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우연한 기회에 우리 우주 밖의 멀티버스를 볼 수 있는 망원경을 발견합니다. 이 망원경을 온라인 커뮤니티라고 부릅니다. 옹기종기 모여있던 우리 팀원들과는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당연히 각자의 삶은 다르죠. 그러다 숫자를 봅니다. 연봉입니다. 비수가 되어 마음을 후벼 팝니다. 6,000, 8,000 심지어 1억이 넘는 숫자도 보입니다. 나에게는 용어 자체도 생경한 스톡옵션, 사이닝 보너스 등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갑자기 내가, 나의 우주가 초라해 보입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왜 내게 주어진 과실은 이 정도일까.
1. 현실은 제대로 봐라
연봉이 인생의 전부는 아닐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연봉을 포기하고 워라밸 등 다른 가치를 찾기도 하죠. 그래도 한국 사회에서 어느 정도 기준이라는 게 있습니다. 아예 다른 직무라면 모르겠지만 비슷한 직무와 직급인데도, 또 회사 규모도 비슷한데도 나보다 훨씬 높게 받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심각한 문제겠죠.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냐”라는 추상적인 위로 뒤에 숨기보다는 현실을 냉정히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내 우주에 매몰되어 있으면 안 됩니다. 멀티버스를 보는 망원경을 종종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양한 연령, 직종의 직장인이 모여있는 커뮤니티는 훌륭한 망원경입니다.
2. 그 연봉 언제까지 받을 건데
과거 금융권, 특히 증권사는 꿈의 직장이었죠. 30대 중반에 역대 연봉을 받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오면서 어제까지 역대 연봉자가 오늘 실직자가 되었습니다.
지금 연봉이 낮을 수 있죠. 연봉은 우리 삶을 구성하는 여러 변수 중 하나임을 잊으면 안 됩니다. 누군가는 장기근속을 희망하고 누군가는 짧고 굵게 벌고 은퇴하는 삶을 꿈꿉니다. 연봉만 보며 불필요한 열등감에 빠지기보다는 나를 둘러싼 여러 환경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3. 우보천리 (牛步千里) : 소의 걸음으로 천 리를 간다
“그런 연봉 왜 받으세요? 이직하세요” 누가 그걸 모를까요. 이직하고 싶죠. 고등학교 때 방황해서 좋은 대학을 못 갔든, 소설가를 꿈꾸다가 등단에 실패했든 지금 내 현주소가 내가 살아온 삶의 결과입니다. 적어도 30년 이상의 삶이 누적된 결과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죠.
30년 이상 누적된 삶의 결과를 바꿔내려면, 그렇게 오랜 기간 다시 애를 써야 합니다. 막막하다고만 생각지 마세요. “언젠간 당신의 삶에도 태양이 뜰 거야” 같은 값싼 위로를 전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부터라도 새로운 노력을 시작한다면 적어도 어제보단 나을 것이라는 사실을 그저 상기시켜 드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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