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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6

ESC 8주년 기념 강연 (feat. 인문사회과학의 쓸모) ESC 8주년 기념 강연을 듣다가 약간 충격받았던 게 단순히 로봇 개발의 속도가 빠르다, 이런 게 아니라 인문사회과학이 참 쓸모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원래부터 쓸모없었다고 하면 할 말이 없는데, 그러니까 이런 거다. 내가 이해하는 한 독일철학이 바라보는 인간이라는 게 뭐냐? 자기반성이 되는 존재이다. 칸트부터 마르크스에 이르기까지의 독일철학은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쉽게 말하면 인간이라는 건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존재라고 본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는 모른다.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아무튼 설명을 시도하는 게 헤겔의 과 마르크스의 '노동' 개념이다. 인간이라는 건 부분의 합이 아니라, 부분의 합보다도 더 큰 '전체'로서 존재한다는 건데 나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과정도 딱 .. 2024. 8. 18.
나의 관점에서 다른 사람이 처한 상황을 나의 방식대로 파악하는 현상 (feat. 말 뿐인 공감) '말 뿐인 공감?' 여러분 모두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고충을 겪은 적이 있을 겁니다. 다양한 이유, 그리고 다양한 형태로요. 그럴 때 가장 먼저 필요로 하는 게 바로 공감입니다. 동료나 친구, 가족에게 어려움을 털어놓고, 나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해 주길 바라죠. 하지만 때로 벽에 대고 말하는 느낌을 받으실 때가 있을 겁니다. 특히 상사나,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상담을 할 때 유독 그렇죠. 분명히 공감을 한다고 말은 하는데, 부연하는 이야길 들어보면 내 말을 정확히 듣긴 한 건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상실감은 더욱 커집니다. 괜히 얘길 털어놨나 싶은 생각도 들고요. 오늘 소개해드릴 이야기는 이런 현상에 대해 꽤 '공감'이 가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문제의식은 이겁니다. '다.. 2024. 7. 30.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 (feat. 언어는 무의식의 가능조건) 우리는 지금까지 현대에서 언어가 철학의 가장 중요한 주제가 되면서 여러 각도에서 언어현상을 설명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음을 살펴보았다. 인식주체가 이성의 능력을 갖고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물들을 인식의 대상으로 경험의 장 안으로 끌어들인다는 근대의 주체-객체-관계의 두 자리 모델이 인간경험에 대한 올바른 모형이 될 수 없음을 철학자들은 주장하였다. 그러한 주객관계를 다루는 주체철학은 이제 주체-주체-관계라는 상호주관성에 바탕한 새로운 철학에 의해 해체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모델이 되고 있는 것은 인간의 대화상황이다. 사유하는 주체는 대화하는 주체로 대치되어야 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자신이 만들지 않은 하나의 세계에 내던져진다. 그 세계에 살면서 그는 그 세계에서 통용되는 삶의 문법을 배우며 성장한다... 2024. 7. 13.
인간의 욕구 중 가장 참기 힘든 것 (feat. 반박욕, 반박하고 싶은 욕구) 요즘에는 인간의 욕구 중 가장 참기 힘든 게 반박하고 싶은 욕구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란 걸 몸소 깨닫고 있다. 그 반박 대상은 사소한 사실 관계에서부터 자신을 향한 오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모든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해 갖는 자아 이상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을 향한 오해를 유달리 견디기 힘들어한다. 타인의 오해는 자신의 존재를 왜곡시키는 것처럼 느껴지게 마련이다. 자신의 존재론적 이데아인 자아 이상과 현실에서 타인에 의해 왜곡된 자아 사이의 낙차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타인의 오해를 교정함으로써 자아를 자아 이상에 서둘러 병합시키려 든다.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반박을 참기 힘든 건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도는 필연적으로 실패하게 되어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자아는 자아 이상에 합치될 수 없기.. 2024. 7. 12.
오노레 도미에 (feat. 사실주의 풍자의 대가) 도미에는 1830년부터 잡지에 정치 만화를 발표하여 한때 감옥에 갇히기도 하였으나, 이후 40여 년간에 걸쳐 날카로운 풍자와 따뜻한 인간애가 담긴 걸작을 많이 남겼다. 만년에는 시력을 잃고 고생하다가 일생을 마쳤다. 프랑스의 사실주의 화가이며 판화가인 오노레 도미에는 19세기 프랑스 정치와 부르주아 계층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서민의 고단한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로 당대 현실을 날카롭게 파헤친 사회파 예술인이다. 그가 그린 4,000여 점에 이르는 석판화를 비롯한 방대한 작품은 그가 살았던 시대의 생생한 증언이기도 하다. 도미에는 1808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가난한 유리직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 유리직공인 아버지를 따라 파리로 이주하였다. 어려서부터 법률사무소 사원과 서점의 점원으로 돈벌이.. 2024. 2. 2.
혁신의 적, 알고보니 인간의 편향성 때문 (feat. 조직의 변화를 막는 방해물) 조직이 진정한 변화를 하지 못하고 좌절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편향성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간 개개인이 가진 편향성이 조직의 변화를 막는 방해물이 될 수 있다는 뜻인데요. 이를 극복하고 변화에 탄력적인 조직으로 바꾸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소개합니다. 1. 혁신의 적은 개인의 손실회피성 개인과 조직 혁신의 가장 무서운 적은 ‘손실회피성’과 그 자손인 ‘현상 유지 편향’이라는 인간의 심리적 편향입니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회사 경영진은 변화에 소극적으로 적응하려는 직원들을 능력 부재나 현실 안주주의자 등으로 탓하는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10만 원을 잃고 뒷면이 나오면 ( ) 원을 따는 도박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과연 ( ) 안에.. 2024.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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